직장인 진입기_기회를 잡으려면 연결되어야 한다.
나는 총 열 곳의 회사를 다녔다. 회사 자체가 싫어서 떠난 곳은 세 곳이었다. 대부분은 회사의 객관적인 상황이나 발전 가능성에 한계를 느꼈거나 새로운 곳,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한 이직이었다.
다시 두 번째 회사인 홍보대행사 재직 시절로 돌아가 보자. 비어있던 팀장의 몫을 열정으로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중, 새로운 팀장이 왔다. 홍보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인상 좋은 남자 팀장이었다. 그는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와 넓은 아량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었다. 그러나 새 팀장이 합류하던 무렵 벤처 열풍이 꺾이기 시작하며 우리의 고객사 또한 줄어들기 시작했다.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사장님을 비롯해 팀장급 이상 임원들이 고군분투했으나 새로운 고객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덤핑 경쟁이 과열되었고, 고객사의 요구사항은 더 늘어나고 까다로워졌으나 우리가 지급받는 대금은 줄어들었다. 심지어 홍보대행사에서 하지 않아도 될 법한 일들까지 떠맡게 되었다. 서글픈 마음이 들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경제난은 더 악화되어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홍보대행 서비스를 종료하는 고객사들이 늘어갔다. 자연스레 고객 서비스 업무는 줄어들고, 신규 고객 발굴에 전 직원이 동원되었다. 회사의 경영난으로 인해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직원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도 진행됐다. 내게는 불이익이 생기지 않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재무팀장과 경영기획실장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하지만 회사의 어려움은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불안해졌다. 그렇다고 뭔가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제안서를 작성하는 팀장을 위해 그가 요청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늘 감정 기복 없이 당당하시던 사장님의 얼굴에 그늘이 늘어갔다. 그런 회사가 안쓰러웠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 답답했다. 답답한 마음을 지인들에게 토로하면, 지인들은 하나같이 회사가 망하기 전에 빨리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다. 그 말을 이해하긴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첫 번째 직장에서 여기로 옮겨올 때와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나오지 않았다. 회사 상황은 바람 앞의 촛불 같았지만,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떠난다는 것이 배신 같았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업무 지식이나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홍보 관련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업무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게 되니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연스레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현장에 적용시켜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현재 회사에서는 불가능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글로벌 Top 5에 꼽히는 미국계 홍보대행사의 팀장이 월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읽게 되었다. 홍보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논리 정연한 내용에 감탄하며 무작정 칼럼의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냈다. 칼럼을 잘 읽었고,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된다면 그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답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오래지 않아 답장이 왔다. 마침 그 회사에서 사람을 뽑고 있으니, 원하면 지원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일면식이 없던 업계의 리더와 교류가 이루어졌다는 점과 내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나를 흥분시켰다. 가벼운 흥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 회사는 내가 몸담고 있던 회사보다 훨씬 앞서가는 곳이었다. 그런 이유로 아직 신입에 불과한 내가 다닐 수 있을 회사라고는 한순간도 생각할 수 없었다.
[비법노트] 신입 사원을 위한 사회생활 네트워크 구성 비법
비법 1. 미디어 칼럼, 기고를 눈여겨보자.
오랜 경력을 자랑하며 업계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의 경우 특정 이슈 발생 시 각 언론사를 비롯해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칼럼 요청이 들어온다. 그런 칼럼을 잘 읽어보고 해당 내용에 대한 본인의 견해와 느낌, 생각 등을 정리해 메일을 보내며 접촉을 시도하자. 과거에는 대부분 외부 전문가의 칼럼이나 기고에 작성자의 이메일이 표기되었으나 최근에는 개인 정보보호와 불필요한 정크 메일에 대한 우려로 개인 이메일 주소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SNS를 통해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으며 과거의 자료들을 찾다 보면 이메일 주소 정도는 찾기 어렵지 않다. 매우 바쁘거나 소통에 인색한 사람이 아니라면 짧게나마 회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비법 2. 외부 세미나, 교육에 적극 참석하자.
학계나 산업계에서 특정 주제나 이슈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을 연사나 패널로 초빙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업무에 여유가 있고 시간 안배가 가능하다면 본인의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세미나에 참석해 리더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쉬는 시간을 전후해 자신이 관계를 맺고 싶은 리더에게 먼저 찾아가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나누자. 물론 사전에 상대방에 대한 조사와 세미나 내용에 대한 숙지 및 간단한 감상은 필수로 준비하자. 그래야 상대방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진다.
비법 3. 저서를 읽고 피드백을 보내자.
특정 분야의 리더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지식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작가의 입장에서 독자들의 평가는 늘 궁금한 요소. 자신이 평소 존경하던 리더가 출간한 책이 있다면 꼼꼼하게 읽고 독자로서의 의견을 적어 이메일로 보내보자. 직접 연락을 취하기가 어렵다면 출판사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도 좋다.
비법 4. 소셜미디어(Social Media)로 소셜라이즈(Socialize)하자.
SNS에서 활동하는 리더라면 그를 팔로워하고 그가 평소 업계 관계자들과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의 생각이 담긴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메시지를 보내며 간단하게 소통을 해보자.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관심을 표하면 머지않아 꽤 좋은 관계로 유지될 수도 있다.
화려한 학력과 스펙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경력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성공적인 이직을 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직장에서 바라던 일을 할 수 있다는 노하우를 담은 경험기, 잡호퍼(Job Hopper)의 출간 전 연재본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 소개 링크: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165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