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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스트앤드 Feb 15. 2022

어느 날, 대표님이 워크숍을 준비해 보라고 하셨다.

네스트앤드 워크숍 프롤로그


여느 때와 다름없이 흘러가던 2021년의 어느 날 필자에게 대표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와니(ceo): 승냥, 우리 조직문화를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승냥(필자): (제가요…?) 


오늘은 마지막 합류 멤버로서 조직문화 워크숍을 고민하게 된 필자의 이야기입니다.




팀에 합류한 지난해 9월, 네스트앤드는 채 1년이 안 된 햇병아리였다. 3개의 파트(공간관리, 프로그램 운영, 브랜딩)로 나누어져 있지만 그래 봤자 파트별로 2명씩에 불과했고, 250명가량의 인원이 이용하는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 하루하루 각자가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하반기 메인이벤트 중 하나인 KT&G 상상서밋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더불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조금 더 분주한 분위기가 되었다. 문제는, 경계가 모호하거나 사소한 업무에 대해 아무도 챙기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업무의 공백들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결과물이 실망스러운 경우도 종종 발생하였다.


비단 결과물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분위기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실망스럽거나 위태로운 모습들이 보였다. 우리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안 좋은 징후들


사무실에는 점점 무미건조한 대화들만이 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내용은 보통 이러했다.


"너무 바빠 보여서 물어보기가 부담돼요"
"이런 내용은 사소한 것이라 굳이 공유하지 않았어요"
"그때 메신저로 전달드렸었는데 못 보셨어요?"


외부로는 원 팀(one team)을 외치고 있었지만 마치 프리랜서 6명이 단지 사무실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아가 위의 대화들은 아래와 같은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

당사자에게 확인했다면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되었을 내용들을 혼자 처리하느라 낭비되는 시간이 상당하다. 더불어 개별 이벤트나 프로젝트의 본래 방향성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 사일로 현상 발생

업무 간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내용을 공유받지 못한 사람의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나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낮아진다. 


3) 책임 떠넘기기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일의 마무리를 뭉개버린다.



우리 회사는 체계가 없어요


입사 두 달째가 되어가던 시점 네스트앤드는 국토교통부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었다. 장밋빛 미래만이 펼쳐질 것 같은 상황에 필자는 대표에게 이런 말을 전하게 된다.


"와니(ceo), 우리 회사는 체계가 없는 것 같아요. 이대로라면 우리는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때부터 우리의 문제를 찾기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10분 길이의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직장인의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의 비밀"의 한 장면


우리에게 우리만의 세계관(조직문화, 체계)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우리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워크숍 TF 구성


승냥(필자), 와니(ceo), 르미가 워크숍을 위한 TF로 구성되었다. 11월 말을 기점으로 TF는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였다.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주 1회 회의를 진행하는 규칙 등을 만들었다.


워크숍 TF 프로젝트 페이지 모습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고민한 것은 조직의 ‘방향성’과 ‘문화’였다.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향후 커리어 개발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 조직에서 가장 시급한 지점은 우리는 어떤 팀을 지향할 것인가 하는 방향성이었다. 우리는 워크숍에서 구성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논의할 것인가 정리하였다.


우리 조직의 핵심가치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회사 설립 초기 핵심가치와 비전 등을 정리하였지만, 구성원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지 오래였다. 핵심가치와 비전 등이 흐릿해지니 상황마다 가치판단에 혼란이 야기되었고 구성원 각자의 판단에 따라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변화된 상황에 맞는 핵심가치와 목표 등의 재설정이 필요했다. 이 부분은 리더인 와니(ceo)에게 초안 작성을 부탁했고 초안을 바탕으로 수정해 나가기로 하였다.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우리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여야 한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한데, 개인의 욕구와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이 일치할 때 더 많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의견이 모였다. 그래서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조금이라도 더 배워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협업을 통해 원팀(one team)으로 성과를 낸다.

업무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일들을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며, 최선을 다하더라도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협업을 기반으로 업무를 공유하면 놓치는 부분을 다른 누군가가 채워 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더 나아가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특정 누군가의 책임이 아닌 모두의 책임이라는 관점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공유와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로 하였다.



프로그램 구성하기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대충 정리가 되고 나니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일정은 어떻게 계획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이번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가장 의견이 다르고 오랜 시간 논의하였던 지점이었다.


와니(ceo): 우리 1박 2일로 워크숍을 가서 해커톤처럼 밤새 치열하게 논의하면 좋겠어요.

승냥, 르미: (아니 워크숍은 보통 쉬러 가는 거 아니야...?) 


워크숍을 대하는 생각이 너무 달랐다. 조율이 필요했다. 논의 결과 "모든 과정을 하루 만에 끝내지 않는다."라는 대전제가 세워졌다. 우리 조직이 합의해야 하는 지점이 많지만, 여유를 가지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으며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해커톤을 하지 않는 대신 와니의 의견도 일부 수렴하여 워크숍은 외부에서 1박 2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서울 인근의 장소를 물색하였고, KT&G 상상마당 스테이가 위치한 춘천으로 최종 결정을 하였다. 장소가 결정된 후 워크숍 준비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지점에서 물음표가 생겼다.



우리 이야기 공감이 될까? 


'워크숍 TF에서 준비한 이야기는 단지 워크숍 TF의 바람이나 생각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고민하고 준비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평소 네스트앤드에 도움을 주시고 계셨던 해맑은주택협동조합의 배정훈 대표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곧장 연락을 드렸고 흔쾌히 도와주시기로 하였다. 


프로그램을 일부 수정하였고 1박 2일 워크숍을 진행하기 일주일 전 배정훈 대표님과의 만남을 먼저 갖기로 일정을 조정하였다. 그리고 구성원들에게 워크숍 안내 페이지를 공유하면서 본격적인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워크숍 안내 페이지 모습



해맑은주택협동조합 배정훈 대표님과의 만남부터 차마 쉬지 못했던(...) 1박 2일 워크숍 이야기는 '네스트앤드 워크숍' 에피소드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EDITOR

유승열 l Operating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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