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며 유튜브를 봤다. 드래프트에 떨어져서 우는 야구선수들이 나왔다. 한 엄마가 말했다. 이제 힘든 거 그만하고 재밌는 거 찾아 하라고. 야구선수인 아들이 말했다. 야구가 제일 재밌는데....
하지만 그를 부르는 프로 구단이 없다.
출판사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보내준 원고 봤냐고.
저자에게도 독자에게도 훌륭한 책이 될 거라고.
도서관과 기관마다 넣으려면 도서 가격을 얼마로 해야 할까(도서관은 책 한 권당 구입 한계치가 있단다) 고민했다. 그러나, 아무쪼록, 어쨌든, 아무튼 책이 팔려야 말이지.
저녁 무렵 다른 출판사 임원과 연락을 했다.
작년에, 거기서 유명한(유퀴즈 출연자) 저자가 쓴 책을 냈는데, 생각보다 많이 안 나가서 죄송했단다. 작가가 원고를 열심히 잘 써줘서 그쪽 편집자가 재밌게 작업했는데 말이다.
한 글자씩 짚어가며 원고를 살피는 내게, 요즘 어떤 책도 잘 안 팔린다는 소식만큼 맥 빠지는 게 없다.
내가 애써 바꿔 놓은 글자들이, 독자에게 가 닿기도 전에 창고에서 처분을 기다리는, 무용지물이 될까 걱정이다.
오늘은 좌절과 체념의 날인가.
현실은 참,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잘 쓴 글을 보면 잘될 거라고 응원하곤 했는데,
누구에게든, 함부로, 헛된 꿈을, 부추기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속에서 성공하는 이가 있다면, 이런 날도 한 칸씩 계단을 밟아 나간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헛된 희망도 한 발짝 나아갈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