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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방에 그냥 있는 시간에 대하여

by 대낮

어제까지는 보고서 교정일을 했다. 보고서 내용이 너무 지루해 졸면서 했다. 그래서 1 교만 보는 파일을 점검하고 또 점검해서 보내야 했다. 보고서 교정은 일이 더 수월해졌다. 문장이 이상하면 표시만 하고 고치지는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단가도 내려갔다. 보는 속도도 빨라졌다.

오늘은 아침에 머리 감고 지금껏 책을 읽고 있다. 모르는 가수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러다 위 문장을 만났다. '벽지의 사방연속무늬'에서 그만 작가에게 가족애를 느껴 버렸다. 나도 어릴 적에 집에서 그냥 하릴없이 누워 벽지의 연속무늬가 어디서 어긋나는지 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한강 작가 작품에서는 형광등 바로 밑은 피해 누웠다는 대목에서 크게 공감했었는데 말이다. 작가의 내밀한 고백은 비슷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나 역시 "나도 그랬다"는 한 마디에 근거 없는 안도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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