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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joou Jan 25. 2023

신뢰라는 브랜딩을 바탕으로 견고한 포지셔닝 잡기

Supply Growth에 대한 생각

얼마 전 한 투자 심사역의 소개로 이제 곧 서비스 런칭을 앞둔 A라는 회사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PMF(Product Market Fit)를 찾기 위해 자신들이 세운 가설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실험하고 검증했으며, 유의미한 결과를 얻자 빠르게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B2B2C 형태의 서비스 초반에 흔히 겪는 공급자 확보 부분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는데, 이는 공급자와 소비자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지고 두 사용자를 모두 학습시켜야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가설과 실험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이 서비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그동안 서플라이 그로스 강의 중 진행한 1:1 코칭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재미있는 건 30분에서 1시간이라는 짧은 이 시간 동안 '공급자 확보 방법론'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눈 적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 '누구의 어떤 페인포인트를 어떻게 해결하여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을 주로 했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국 서플라이 그로스는 단순히 공급자 확보 관점이 아닌 비즈니스의 한 축을 견고하게 다져가는 과정이니까요. 


만약 위의 A라는 서비스와 같이 공급자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줌과 동시에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접점을 잘 찾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면, 사실 서플라이 그로스 측면에서 0 to 1은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급자가 모여있는 곳 중심에서 우리 서비스를 외치면 되는 것이죠. 좋은 제품/서비스가 곧 좋은 마케팅인 요즘 시대에 공급자 확보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스케일업과 더 넓은 사업 확장을 고민하는 단계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적인 공급자 확보 이후, 서플라이 그로스는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질문 또는 고민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일정 수준에서 지표가 멈춘다면?

경쟁 제품/서비스에서 우리 공급자를 뺏기지 않으려면?

볼륨은 커졌지만 공급자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의 퀄리티가 떨어졌다면?

또는 현재보다 더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공급자 확보를 바탕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이 분야에서 조금 더 깊고 넓게 성장하고 싶은 제가 ‘서플라이 그로스’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습니다.


신뢰라는 브랜딩을 바탕으로 견고한 포지셔닝 잡기

즉, 시장의 동일한 또는 유사한 제품/서비스 중 우리를 선택하고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1 to 10에서 아래 4가지 꼭지는 꼭 고민하면 좋을 것 같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개런티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당연히 일정 수준 이상의 기대를 갖습니다. 여기서 공급자는 스스로 시장성을 검증하는 것보다 더 적은 리소스로 더 큰 결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플랫폼의 문을 두드리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가 제공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너무나 당연하게도 '수익' 또는 그에 준하는 정량적 가치입니다. 특히, 공급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이 플랫폼만이 가진 가치를 제공할수록 그 효과는 더 빠르고 크게 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소연구소의 24시간 이내 임금 지급과 파손 보상 보험과 같은 정책은 청소매니저들의 특성과 일하는 환경을 잘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정산은 누구나에게 혜택이 되겠지만 빠른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청소 도우미들의 성격을 잘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청소매니저들은 다른 플랫폼보다 청소연구소를 선택할 이유가 생긴 것이죠.


2. 제품 개선

대부분 초기 사용자들은 제품/서비스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용합니다. (참 감사한 일이죠) 그러나 충성도가 낮은 인접사용자를 만나는 시점에도 불편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용자의 락인에 실패하고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겠죠. 이는 공급자 사이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수요자 중심의 제품 개선이 우선순위가 더 높은 곳을 발견하곤 합니다. 심지어 꽤 규모가 있는 회사임에도 '서플라이 그로스'를 위한 별도 팀이 없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가 정말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이면 이 부분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동화가 목표이고 밑 빠진 독에 한없이 물을 붓고 싶지 않다면요. 이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3. 파트너십

초기 공급자 확보 전략에서 가장 추천하는 것은 '정량적 가치를 개런티 하는 것'입니다. 나의 활동이 얼마의 금전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가가 명확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클래스101에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과 소통하며 느낀 것은 지속적인 파트너십이 우리 서비스에서 이탈을 막는 주요 요인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가장 유명한 이야기로는 '아이디어스'가 있습니다. 


2014년 2년간 투자 없이 버티던 서비스가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공급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지금과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약속하며 그것을 지켜냈던 저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상당히 노동집약적이고 임팩트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이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작가'라고 불리는 공급자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제공하는 것만 봐도 아이디어스가 이들을 단순히 공급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로서 함께 나아가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동반 성장 

3번의 파트너십과 연관된 항목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반에는 '공급자 수'를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실제 그 수만큼 여러 제품/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정 수준이 지나면 퀄리티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절대수도 중요하지만 한 명이 만들어내는 매출의 규모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오는 것이죠. 예를 들어, 100명의 공급자가 만든 제품/서비스가 1개씩 판매되는 것과 1명의 공급자의 것이 100개씩 판매되는 것을 비교하자면 어느 쪽이 가치 있을까요? 


저는 LTV(Life Time Value)라는 개념을 공급자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급자가 우리 플랫폼에 머무는 생애 주기 동안 얼마큼의 매출을 만들어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매출을 만드는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죠. 


공급자가 우리 플랫폼에서 연속적으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높은 퀄리티로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낸다면 이는 당연히 서로에게 이득이 됩니다. 단순히 '수익'만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된다면 공급자는 플랫폼에 더욱 높은 로열티를 가질 가능성이 높겠죠. 대표적인 예로는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와 배민 아카데미 등이 있을 것입니다. 




위의 4가지는 가장 기본적일 수 있지만 공급자와 '신뢰'를 구축하기에 꼭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 플랫폼의 브랜딩이 되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만들어줄 무기가 될 수 있죠. 이 외에도 그로우앤베터에서 강의를 통해 실제 제가 부딪히며 배운 사례들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올해는 ‘서플라이 그로스’를 위해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관련하여 좋은 피드백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니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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