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가?
하루하루 잘 살고 있다. 달리기라는 운동을 삶에 더 가까이 끼게 되었다. 계획 공책과 함께 하루는 조밀해졌고 미루던 유튜브 업로드도 꼬박꼬박 해낸 지 벌써 3주다. 킵에서 지도하는 회원 숫자는 야금야금 늘고 있다. 정원이 가득 찬 수업도 익숙해지고 있다. 1주년 행사도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애인 현경과도 소소하게 잘 놀고 있다. 데이트를 여행이라 칭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짧은 여행도 계획해서 다녀올 예정이다. 집에도 별일이 없다. 한마디로 평화로운 요즘이다. 이대로만 살아가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고민은 여전히 자리한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부쩍 다시 '그저 열심히 하는 정수연'으로 가고 있는 듯함을 감지한다. 원데이 클래스를 열었을 때 오는 반응이 뜨듯 미지근함에 불안해한다. 어느 때보다 자리 잡히고 안정적인 상황 속 위기감이 엄습한다. 과연 나는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가?
고민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얼 할까 고민해 본다. 사전 속 단어에서 '비교'를 쏙 빼고 실패라는 단어에 '도전'이라는 명패를 달아주자고 마음먹는다. 나의 성장에 주목하기로 한다. 올해 생각보다 좋은 일들이 많으니 현재 조금은 주춤한 상황에 너무 마음 쓰지 않기로 한다. 누군가에게 내 모습이 초라하게 비치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다 경험이니까. 떳떳하게 도전해 보자. 첫걸음은 언제나 미약하니까. 지금 몇 년간 내가 걸어온 모습처럼 걷다 보면 조금은 덜 초라한 날 발견할 테니까.
다시 성실함을 바로 잡은 현재. 부족한 점보다 새로 시작해 잘 내딛고 있는 걸음들에 주목하자. 남들과의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자. 그리고 칭찬해 주자. 뚜벅뚜벅. 잘 걸어가고 있어 고맙다고. 세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느끼고 있어 대견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