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기
누구에게나 혼란스러운 시기가 있다. 자존감이 낮은 편에 속하는 나는 그런 시기가 자주 온다. 흔들리기도 하고 덩치에 맞지 않게 자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두렵다는 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털어놓기도 한다. 주변에서 '넌 열심히 살잖아.' '잘하고 있잖아.'라는 말을 한다. 그 말들은 이땐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한없이 불안하고 약해지는 때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일까? 주변에서 이런 상황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공감이 된다. 성격 때문인지 공감의 말보다는 날카로운 조언의 말이 많이 뱉어지지만 조금은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이 보인다. 나 너 우리 할 것 없이 방황하는 시기에 있는 자아를 살펴보면 '나'는 없다는 공통점이 눈에 들어온다. 나보단 00님, 나보단 그 사람, 나보단 너의 장점을 말하지만 나에 대해선 한없는 절망만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자아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나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 '나' 자체로 존재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혼자서는 이 마음을 갖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조금 쓴 표현들을 섞어서라도 전하는 편이다. '나'를 사랑해 보자고, '나'의 속도를 존중해 보자고, 타인의 무언가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내 식대로 버무려도 보자고. 롤모델도 좋지만 그 사람에게 잠식당하지 말자고. 결국 더 멋진 것은 이런 삶을 살아내는 '나' 자신이라고.
말만 쉽다는 것을 나는 안다. 무너지고 회복하기를 수십 수백 번 반복해 온 나약한 자아를 가진 나는 안다. 하지만 내 노력과 주변의 도움과 함께라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은 깨달아갈 수 있음을 느껴봤기에 전하고 싶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그 모습이 어떤 형태이든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누구의 사랑보다 나 자신의 사랑이 내겐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 말이 어렵다면 평소 타인에게 해주는 이야기의 방향을 본인으로 돌려보아라. 그럼 비슷한 이야기가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