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UI Apr 11. 2021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 칼하트

carhartt: 키가 작고 의자에만 앉아있지만 워크웨어가 입고 싶었다.

 칼하트와 칼하트 WIP, 정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칼하트는 약 130년 전, 노동자들과 군인들을 위한 의류가 한창 나왔을 시기에 미국에서 창립된 브랜드다. 청바지, 트렌치코트, 첼시 부츠의 공통점은 패셔너블한 치장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특정 직업군을 위해 개발되다가 완성된 워크웨어였다는 점이다. 칼하트는 현장 노동자들이 입는 워크웨어로 시작해 1,2차 세계 대전 때 미군을 위한 의류를 제작하기도 했다.

칼하트 상품을 보면 큼직큼직한 사이즈에 다른 브랜드 옷보다 조금  두꺼운 소재이다. 그래서 허리 라인이 들어가거나 다리가  끼는 바지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진정한 워크웨어의 예시


 90년대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출시한  칼하트 WIP(Work In Progress). 미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한국과 유럽에서  칼하트 매장은 전부 WIP였다. 콜라보 상품을 파는 곳도 WIP.

칼하트 매장이 있었다고 해도 아마 사이즈와 핏 때문에 WIP로 가서 구매했을 것이다. 살이 가장 많이 빠졌던 시기에는 제일 작은 사이즈를 입어도 허리가 남았다.


 칼하트는 로고가  예쁜 브랜드이기도 하다. Carhartt C에서 따온 디자인인데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인다.

 칼하트 매장은 소호에서  , 코벤트가든에서   갔는데  때마다 사람이 많았다. 줄을 서서 들어간 적도 있다. 하긴 런던 힙플레이스 분위기랑  어울리는 느낌이긴 하다. 특히  크고 덩치 있는 사람들이 입었을  칼하트 특유의 느낌이 살아나는  같다.

 매장 직원들도 조금 특이해 보였다. 딱히 세일즈를 하거나 호객 행위를 않는다. 어차피 스테디셀러는 정해져 있고, 콜라보 상품도  팔리기 때문이다. (스테디셀러에는 비니와 재킷이 있다.) 시즌 세일이 시작되면 인기 사이즈는 일찍이  나가고 없다. 시크함이 무례함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자기 일을 할 뿐이다. 하지만 특이해 보이는 이유는 다들 인간 칼하트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보이는 타투에 맥북으로 BGM을 틀고 있어서 내가 지금 옷을 사러 온 건지, 음악을 들으러 온 건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칼하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또 있다. 핀터레스트나 패션 블로그를 훑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해외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보면서 40대 이상의 사람들도 칼하트를 즐겨 입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올린 프라이탁도 베를린 거리에서 어떤 아저씨가 프라이탁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본 후로 더 좋아하게 됐는데 칼하트도 그렇다. 세대나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브랜드는 이렇게 오래갈 수밖에 없다.

 

 나에게는 워크웨어에서 풍겨지는 힙함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잘 소화해낸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나는 아무래도 정장보다 스트리트파(派)인가보다.

작가의 이전글 프랑스 브랜드, 아페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