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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Bo Sep 20. 2023

프롤로그 - 이 책을 쓰는 이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 처음 영어를 접했고 꾸준히 영어공부를 했음에도 20살이 됐을 때도 영어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영어 학원을 찾아다니고 영어 공부를 했다. 그렇지만, 영어는 나에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대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에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10년 넘게 배워온 영어를 제발 좀 마스터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때는 미국에 가면 저절로 1년 안에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이 있었다. 대단한 착각이라는 것을 곧 깨달았다. 원래는 1년으로 예정되었던 미국 생활은 어느덧 13년이 훌쩍 지났다. 미국에서 학부, 석사 학위를 수료하고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미국 대형 회계법인에 취업해서 미국, 홍콩에서 12년을 근무했다. 


나름 긴 시간 동안 미국 주류사회에서 회계사로 커리어를 쌓았다. 미국인들도 힘들어서 몇 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곳에서 동양인이고, 여자이고, 영어가 제2 외국어인 핸디캡 덩어리였던 나는 치열하게 버텼다. 일하는 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영어는 그중에서도 제일 높은 벽이었다. 혼자만의 싸움이었다. 몇 번이고 노력하고, 좌절하고, 스스로 독려하고, 포기하는 일을 반복했다. 일을 하면서도 영어공부를 병행해야만 했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영어를 얼마나 잘할까?


지금도 내가 미국인들만큼 영어를 잘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사람들과 막힘없이 소통하고 일하는데 지장은 없다. 내가 읽고 싶은 영문 책이나 시사잡지를 읽으며, 뉴스나 영화를 보고 거의 다 이해할 수 있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이메일을 쓰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렇지만 아직도 어떨 땐 영어가 어렵다고 느껴지며, 영어를 계속 배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영어를 배우는 과정이 예전처럼 고통스럽거나 좌절스럽지는 않다. 


영어를 이렇게 하게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한계가 있었으며 영어를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시행착오를 너무 많이 겪었다. 주변에 영어공부에 대해서 조언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계란으로 바위 치는 식으로 했던 것 같다. 


한국에 사는 지인들이 가끔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 이런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내 시행착오, 경험을 나누고자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아직도 서점에 가거나 온라인 사이트들에는 "영어공부 1주 완성" "영어공부 1달에 끝낸다." 같은 광고들이 난무한다. 도대체 뭘 끝내겠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영어는 한글과 정반대의 언어이다. 어순, 알파벳, 단어 등 뭐 하나 같은 게 없이 한국어와는 가장 이질적인 언어다. 한국 사람이 일본어를 손쉽게 배우고,  다수의 유럽 사람들이 여러 개의 유럽 국가의 언어를 구사하고,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스페인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이유는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영어는 한국사람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언어 중 하나다. 1주, 1달에 완성될 영어였으면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 이미 영어를 마스터했어야 한다. 그런 광고 문구에 제발 현혹되지 말기를.. 


영어공부는 마라톤과 비슷하다.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성과 꾸준함이다. 그러므로 나의 조언들 중에 '이렇게 하면 영어를 단기간에 마스터할 수 있다!'라는 마법의 레시피는 없다. 그런 비법을 찾는 거라면 이 책을 덮어도 좋다. 다만, 당신이 예전의 나처럼 간절하게 영어를 잘하고 싶고, 영어를 배우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용이가 있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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