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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Bo Oct 11. 2022

영어, 왜 해야 하는가?

주위에서 영어공부에 대한 광고를 자주 보게 된다. 토익, 토플, 탭스, 수능영어 등 수많은 영어 시험들에 관한 광고부터 영어회화에 관한 것까지. 학교를 졸업하고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언제나 영어공부에 대한 압박에 늘 노출되어 있다.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만나서 얘기해 보면 "영어공부 하긴 해야 되는데.."라고 멋쩍게 말하곤 한다. 


누구나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잘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다들 영어라는 꺼내보기 싫은 아픈 손가락 하나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듯하다. 


이쯤 되면 본인에게 한 번쯤 물어보자. 


나에게 영어를 잘해야만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는가? 나를 움직이게 하고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게 만드는 이유가 있는가? 



영어공부의 이유


영어를 왜 해야 할까? 


학생 때는 영어공부를 해야 할 강력한 동기가 있다. 영어가 교과목이어서 내신, 수능 성적에 들어가기 때문에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영어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간혹, 여행을 하기 위해 기본적인 영어회화를 배우려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어공부"라는 것을 말하기에 앞서,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 보고 싶다. 영어를 배우는 쉽지 않은 여정에서 강력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포기하기 쉽다.  


생각의 폭

영어를 잘하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내 생각의 폭이 좁다면 나는 딱 그만큼 보고, 그만큼만 생각하고, 그만큼 남을 오해하며, 그만큼 행동한다. 대중매체는 우리의 시선을 가둔다. 언론사, 심지어는 개인 유튜버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뉴스를 편집하고 보도하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해외뉴스를 보도하지만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기자가 자기 식대로 해석한 다음에 보도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번역하는 사람이 영어책을 본인이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번역본은 내놓는다. 대부분 맞겠지만 틀리는 부분 경우도 종종 있으며 의미가 왜곡된 경우도 많다. 많은 경우 한국어로 해석하기 애매한 영어표현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영어의 뉘앙스를 잡아내지 못하기도 하고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표현들은 한국어로 직역했을 때 어색하게 다가온다. 작가의 의도가 다른 사람의 머리를 한번 거쳐서 나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왜곡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어가 원본인 책은 가급적 영어로 읽으려고 한다. 


영어를 잘하면 미국이나 영국 또는 홍콩 뉴스나 영미권 서적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미국뉴스를 볼 때도 굉장히 편파적으로 방송할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바라보는 한일관계, 한국의 한일관계, 이 둘의 입장은 완전하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도를 할 때도 본인들의 관점에서 얘기한다. 이코노미스트 시사지를 읽을 때나 미국인이 쓴 책에서 한일관계를 얘기할 때, 역사적 사실에서 오는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를 전혀 읽어내지 못하고(혹은 무시하고) 본인들 입장에서 단순하고 무식하게 얘기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한국에서의 외신 보도도 마찬가지다. 외국이 바라보는 한국과, 한국이 바라보는 외국의 관점의 차이는 흥미롭고 같은 사건을 다르게 해석한다. 이렇게 다양한 견해를 접하다 보면,  think outside the box, 틀 밖에서의 유연한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나의 뉴스에 감정적으로 수동적으로 휘둘리기보다, 객관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즘은 유튜브에 정말 좋은 무료 클래스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우리는 이제 방에 앉아서 MIT 컴퓨터 공학부의 수업을 공짜로 듣고 고든램지한테서 요리 레시피를 직접 배운다. 물론 영상에 한글 자막이 달린다. 하지만 자막이 부정확할 때가 많고 가끔은 자막이 없을 때도 있다. 지식의 교류에 있어서도 영어를 못한다면 배움은 제한적일 수 있다. 나는 지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있는데, 코딩 언어 자체가 영어로 되어있다. 공부하다가 막히면 구글 검색을 이용한다. 답변은 대부분 영어다. 알고리즘을 공부하려고 영상을 찾아도 인도사람들이 올린 영상이 압도적으로 많다.  인도 영어에 익숙해지게 됐다. 논문을 읽어도 영어. 오픈 소스 코드의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쓰려해도 가이드는 다 영어로 되어있다. 컴퓨터를 배우면서 느끼는 점은 영어를 못하면 힘들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공부하든, 영어는 기본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요즘이다. 


기회 (선택의 폭)

우리는 "세상은 넓고.."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세상은 넓다! 나도 미국에서 홍콩으로, 미국 안에서도 동부에서 서부로 옮겨 다니고, 고객도 미국, 중국, 유럽, 한국고객 등 다양했다. 여행도 유럽, 미국, 남미를 배낭여행으로 활보하고 다녔다. 영어를 잘하면 해외 관광지는 웬만하면 다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덜하다. 세상엔 재밌고 신기한 것 투성이었다.  


'내가 넓은 세상에 뛰어들어서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가?'라고 스스로 물어보자.  


학위가 필요한가? 미국에서 온라인 학위를 주는 명문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영어를 잘해야 들어갈 수 있다. 외국에서 일하고 싶은가? 나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영어로 소통하지 못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특수한 기술을 지녔다면 모를까. 


한국밖에 좋은 기회들이 분명히 있고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좋은 기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내가 재능이 있다고 할지라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다면 기회를 잡기 어렵다. 억울하지 않은가? 내 재능이 영어 때문에 묻히게 되면. 영어는 전 세계 사람들이 소통할 때 쓰는 언어다. 어쩔 수 없이 영어는 소통의 가장 중요한 도구다. 아무리 번역 앱이 발달했다고 해도,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과, 일일이 번역기를 돌려서 쓰는 사람, 누구와 같이 일하겠는가? 넓은 세상에서 기회를 잡고 싶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 


10년이 넘는 외국생활 동안 나는 한국사람들이 진짜 똑똑하고, 순발력 있으며, 손재주가 좋고 재능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한국은 넘치는 인재를 담기에는 그릇이 너무 작다. 영어를 배워서 세계로 나가자! 


여행 

영어를 잘하면 여행할 때 훨씬 자유로울 수 있다. 물론 프랑스 시골이나 남미 같은 곳은 영어가 안 통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영어를 잘하면, 일단 어디를 가든, 부담이 덜하다. 특히 관광지는 웬만하면 다 영어 메뉴와 간단한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어를 잘하면 여행 가서 현지 사람들이나 여행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해 왔다. 우유니 사막에서 홍콩에서 온 부부, 스튜어디스, 포르투갈에서 온 아트디렉터, 스페인에서 온 수학 선생님과 팀을 짜서 사막을 횡단했고, 멕시코에서는 이스라엘 친구들과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정글에서 마야유적을 구경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다는 건 여행지를 그냥 관광하는 것 이상으로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영어를 잘하면 여행에서 얻어가는 경험치가 더 많다


지인 중에 이런 사람이 있다. 한국에 살면서 반년을 거의 외국에, 특히 유럽에 나가있는다. 일 때문은 아니고 거의 개인 시간을 그렇게 활용한다고 한다. 영어를 못한다. 외국에 나가면 주로 호텔에 머무르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미술관을 가는 것 이외에는 현지 사람들과 거의 소통하지 않고, 외국에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체험하지도 않는다. 물론, 그냥 호텔에 있는 것 자체도 좋을 수 있지만, '그럼 굳이 왜 그렇게 외국에 자주 나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좋은 호텔은 많은데...  


위의 이유들은 나의 생각이다. 나는 분명 본인들 각자 영어를 잘하고 싶은 이유가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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