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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 Feb 29. 2020

#2월 29일의 기분

2월의 마지막이 끝나가고 있다. 

마지막을 살아가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 같다. 


오늘은 어제 산 상품들을 보면서 

기분이 신났다. 

어제 산 에어팟과 무선충전기가 

오늘 오는 것을 보면서 

참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로켓 배송을 실제로 경험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내가 나에게 주는 취업 선물이라니! 


쇼핑만큼 내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없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맘껏 사는 행위.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게 만든다. 

날씨까지 좋다니! 

금상첨화이다. 


기분이 매우 좋은 날이다.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실리콘 제국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나는 우리나라 회사 문화에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회사 앞에서 멈춘다]라는 책을 읽으며

이 나라의 조직문화는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다고 느끼는 건 

내가 면접을 보고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었는데 

재개발 구역을 밀고 아파트 단지가 세워진, 서대문구 근처 스타벅스에서 

어떤 40대 여성 분이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없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 책을 읽은 여성분을 본 것처럼 

내가 꿈꾸는 세상은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고 있을 것이다. 


변화를 알아가고, 조금씩 느끼고 있다면 

그것부터 변화의 시작일 터. 


이제 나도 한걸음 내딛기만 하면 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날 기다릴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도 든다. 

아니 매번 똑같은 삶에 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걸음 또 내딛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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