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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훈의 중국평론 May 26. 2022

중국 이혼율의 진실게임

중국의 이혼율은 높고  가파르다.


중국 이혼율 추이


중국의 조이혼율(인구 1 명당 이혼 건수, 이하 이혼율) 2021 기준, 3.1이다.


2000 이전 1.0 이하였던 이혼율은 2010 2.0 넘기고 어느새 여기까지 올라왔다.


놀랍도록 빠른 증가세다.


한중일 3국을 놓고 대비해본다면 그 변화의 가파름과 정상의 높이가 실감된다.


한중일 3국 이혼율 추이


전 세계 6위이며, 아시아에서는 부동의 1위이다.


오죽하면 정부가 나서서 ‘이혼 숙려 기간 제도’까지 급조했겠는가.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낸다면 우리는 높은 중국 이혼율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린 중국의 혼인율도 보고 가야겠다.


2000년~2020년 중국 혼인율 및 이혼율 추이


2000 6.7이던 혼인율은 2013 9.92 정점을 찍고 2021 5.8(2020년과 동일) 마무리됐다.


낮은 혼인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높다.


같은 , 우리나라의 혼인율은 3.8이었다.


심지어 1970년부터 내리 하강 곡선인 우리와 달리, 과거 대비 상당히 상승한 수치다.


1985년~2016년 중국의 혼인 및 이혼 추이


다시 말해, 결혼도 많이 하는 것이다.


‘한국 대비 결혼도 많이 하고

이혼도 많이 하는 중국’


혼인 대비 이혼율도 이렇게 따지고 보면 우리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중국의 혼인율 5.8, 한국의 혼인율 3.8.


중국의 이혼율 3.1, 한국의 이혼율 2.0.


한국의 혼인 대비 이혼은 52%이다.


중국의 경우, 53%이다.


그렇다.


이혼한 사람이 결혼한 사람의 절반을 넘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도긴개긴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 기사는,


『이혼 대국 중국이 울상인 이유』


『중국 이혼율 증가, 빛의 속도로 가정 해체 위기』


와 같은 어그로 일색이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가? 누가 누굴 흉보는가?


본론으로 돌아가,


이쯤 되면 질문이 바뀌어야 것이다.


‘현대 중국의 혼인과 이혼’


맞다. 오늘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중국의 이혼율이 왜 이리 높은가?’가 아니다.


  중국에 대한 진실에 가까워지려면 중국이 결혼도 많이 하고 이혼도 많이 하는 이유 따져봐야  것이다.


첫 번째 원인

‘중국 여성의 경제적 능력 향상’



중국의 여성은 아시아 국가 여성  사회 활동이 가장 많고, 사회적 지위 역시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발전한 사회, 성숙한 문명이 만들어 낸 그런 종류의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약자의 봉기와 혁명으로 이룩된 나라이다.


힘없는 무산계급,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과 어린이가 그 혁명의 이유였고 주체였다.


적어도 그렇다고 강하게 우기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뀌던가?


이념적으로야 모두가 평등하고, 사회적으로 낮았던 지위가 올라갔지만, 그렇다고 바로 당장 남성과 똑같은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중국은 최소한 경제적 분야에서만큼 여성의 지위와 보상이 남성과 다름없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그간 경제 능력이 부족해 이혼을 참고 살았던 여성들이 개선되는 상황 속에서 일신에 관한 결정이 자유로워진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원인

‘산아제한 세대와 부모’



또 다른 원인으로 ‘산아제한’ 시기 출생한 세대들의 결혼과 이혼이 있을 것이다.


1979년 시행된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은 지독하기로 악명 높았다.


한 가구, 한 자녀의 정책을 어기고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나면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고 부모의 인사고과에까지 반영되었다.


더욱 끔찍하게는 둘째를 임신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 유산시키는 일까지 허다했으니 자녀 욕심이 엄청나지 않고서야 엄두조차 내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태어나 독자로 자란 자녀들에 대한 그들 부모의 절대적 애정과 이기적 보호는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로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부모를 막아설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통도, 관습도, 주변의 시선도 전혀 상관하지 않는 이러한 부모에게,


자녀의 결혼은 ‘자녀의 행복을 위해 치러지는 관례’가 되었고


어느 순간, 혼인이 자녀의 행복에 반하는 요인으로 변하기라도 하면


이혼 역시 ‘자녀의 불행을 제거하기 위해 처리하는 또 다른 행정 절차’가 될 뿐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는 “참고 살아라.”라고 말하는 부모가 더욱 비현실적이다.


물론 설령 참고 살라 하더라도 개인주의의 화신과도 같은 중국의 이 세대들이 그 말 들을 리 만무하지만 말이다.


세 번째 이유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낭만은 혁명을 위해 존재하고 그 모습은 피로 칠갑을 한 시뻘건 적색이다.


우리에게는 호러스럽기만 한 이들의 낭만을 제외한다면 냉철한 이성과 건조한 현상만이 남는다.


가족, 지인뿐 아니라 신과 조상에게까지 ‘성스러운 한 쌍’으로 ‘백년해로’를 약속하는 우리의 혼인과는 사뭇 다른,


‘환상’ 혹은 ‘허구’가 빠진 리얼한 사회적 최소 단위의 결합이 바로 중국의 혼인이다.


’혼인 등기’ 후 ‘결혼증’을 수령하는 사회주의식 결혼, 이혼 시는 ‘이혼증’이 발급 된다


결합과 해체, 그리고 새로운 결합이 조금도 이상할 것 없는 이념의 사회인 것이다.


그나마 잔존하던 전통과 관습이 이념과 시간에 묻혀 사라진 지금,


이들이 느끼는 결혼과 이혼은 우리가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사뭇 다르다고 통계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의 혼인에 사랑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비약은 절대 아니다.


딱 그 비약의 문턱 전까지만 열린 사고, 열린 눈으로 바라보자.


중국을 볼 때, 우리끼리 서로를 바라보던 시각, 내부의 잣대를 꺼내드는 일은 위험하다.


어설픈 오해는 차라리 아예 모르는 것보다 해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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