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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뜬 Nov 14. 2020

새하얀 것의 의미

11월 14일

어느 덧 겨울입니다.

하얀 입김이 어색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아마도 얼마 되지 않아 

하얀 눈송이들이 세상을 덮어가겠죠.     

하얀 것들이 가장 어울리는 이 시점에,

나는 겨울을 닮은 하얀 색깔로 당신에게 걸어갑니다.


세상의 대부분의 것들은

새하얀 것 위에서 태어나게 됩니다.

도시의 건축물도 하얀 평면에

평면도를 그려내야만 누군가 지을 수 있겠죠.

유명한 어느 화가의 그림도

처음에는 점 하나 없는 하얀색에서 시작합니다.

언젠가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천재들의 음악도

새하얀 오선지를 채워가며 만들어지게 되죠.     


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빈틈만 가득하던 A4지를 빼곡히 채워가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하얀 색은 언제나 생의 시작입니다.

하얀 색은 위대한 모든 것들을 품고

만들어 내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당신께 하얀 빛깔로

더 없이 하얀 색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첨탑보다 훨씬 높게

쌓아질 우리의 사랑을 위해서요.     


무엇이든 만들어 갈 수 있을 기적,

우리가 함께함으로서 만들어질 놀라운 일들이

새겨지고 그려지고 연주되기 위해서는

하얀 색보다 더 없이 어울리는 색은 없습니다.     


그러니 나는 내 모든 것들을

깨끗이 비워내고 또 개워내어

그런 하얀 색으로 당신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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