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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이러니

by 이상 Feb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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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즈음 고시를 준비할까 바로 취직을 할까 고민을 잠깐 했습니다.


당연히 결론은 취직.

이유는 흙수저 집안.

이었지요.


대학도 장학금 받아가며 겨우 졸업했는데, 고시한다고 몇 년 학원비에, 숙식비와 용돈, 책값 등을 지원해 주시기엔 저희 집은 가난했습니다.


부모님을 원망을 하진 않습니다.

잘 사는 집에 태어나는 걸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 봐서 부잣집에서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일찌감치 부잣집 친구들을 부러워하지도 않았지요.


부러워하면 뭐 하겠습니까.

밥이 나오나 떡이 나오나.

부러워할 시간에 그냥 성실히 잘 살아서 부자 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지요.


가난은 포기하고 아무 생각 없이 막 살게도 하지만,

삶을 각성하게 하고 절제하게 하기도 합니다. 전자는 편한 듯 하지만 인생의 굴곡 앞에서 좌절하게 만들고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지요. 후자는 힘들 수 있지만 하다 보면 적응이 되고 새로운 삶이 펼쳐지게 합니다.


부모님을 존중하지만, 부모님처럼 살진 말자는 다짐은 했습니다.

성실히 살아오시고, 나쁜 짓 해서 감옥 가시거나 그러진 않으신 점은 존경합니다.


하지만, 성실히 만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잘 잡고, 세상에 속지 않고 중심을 잘 잡고 살아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지만, 보험, 은행, 종교조차도 사기를 치기도 하니깐요.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소수의 나쁜 사람들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눈 뜨고 코 베일 수 있습니다. 넘쳐나는 사기 사건과 범죄가 그 예이지요.


다행히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꽤 오랜 세월 월급 꼬박꼬박 받으면서 해외 주재원 생활도 해보고 집도 사고 대출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 성실히 하다 보니 정부 지원금으로 해외 사업 인재 육성 과정의 일환으로 석사 학위도 따며 가방끈도 늘렸습니다. 석사 학위와 함께 딴 미국, 영국 자격증도 있다 보니 정부 기관이나 협회 그리고 기업에 강의를 하러 가기도 합니다. 주로 해외 사업 계약 클레임, Risk Management 등을 가르치지요. 일을 하며 겪을 땐 참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자산이 되어 남들이 하지 못한 큰 경험이라고 알아봐주시고 강의 기회들이 주어집니다. 어지간한 작은 일들은 ‘그 정도야 뭐’ 하며 해결하게 되었구요.


처음 고시할 집안 형편도 안되고,

솔직히 몇 년 동안 좁은 고시원에 살며, 치질 걸릴 정도로 엉덩이 깔고 앉아서 공부할 자신도 없어서 취직을 했습니다.


이왕 하려면 남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빨리하자 해서 대학 4학년 여름방학에 인턴을 하고, 2학기 중간에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출퇴근과 마지막 학기를 병행했습니다.


좋더군요.

회사에서 밥도 주고 저녁에 회식도 시켜주고 때 되면 월급 주면서, 공부도 시켜주고 좋은 경험도 시켜주니깐요.


나쁘게 말하면,

사원증이라는 개목걸이 차고 회사에서 이동 동선 관리하고 사육 당하고, 회사가 돈 벌기 위해 내부에서 키워서 적당한 월급 주며 계속 일 시키도록 한다고도 하지요. 딴 생각 안 하게 생활도 안정시켜 주고, 전세자금이나 주택 매입을 위한 저리 혹은 무이자 대출까지 해주기도 합니다. 밥도 먹여주고 회사에 딱 들어맞는 소모품으로 키워 쓰고, 나중에 나이 많아지거나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면 쓰다 버린다고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집에 돈이 없으니 월세나 이자, 배당 같은 자본 소득은 커녕, 사업 해보겠다고 덤벼들 밑천 조차 없으면 당연히 젊을 때 남의 밑에 들어가서 시키는 일하고 월급 받을 수 밖에 없는 삶의 이치를 일찍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월급 적게 주고 일 많이 시키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공부 열심히 해서 나름 서울에 있는 대학 나왔다고, 서울 소재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정규직이니 좀 더 나은 것 아닌가 하며 잘 다녔습니다. 어쩌면 솔직히 그것이 부자가 되기는 어렵지만 밥은 굶지 않고 아프면 병원 가서 치료 정도는 받을 수 있는, 어느 정도 중산층의 삶을 사는 가스라이팅 1을 당한 것인지도 모르지만요. 밖은 춥고 전쟁터다 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연수원에서 그룹 신입 교육이 끝나고, 배속받은 계열사 교육까지 마치고 부서에 배치되어 OJT (on the job training : 회사에는 공부하러 온 게 아니라 일하러 왔으니, 공부를 해야 일이 가능하긴 해도, 일하면서 배워가며 공부해라 는 훈련 프로그램)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한글로 된 사업 관리 책을 주시더니,

다음엔 영어로 된 비교적 얇은 책을 주셨습니다. 100 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이었지요. 그 책을 읽으며 시키는 복사도 하고 타자도 치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대기업 정규직 사무직이라고 화장실 청소는 시키지 않으시더군요. ㅎㅎ 다행이었습니다.


그 영어 얇은 책을 다 읽으니, 그 다음엔 좀 더 두꺼운 책을 주시더니 사수셨던 부장님이 중간 중간 설명도 해주시고, 한 달 동안 읽은 후 시험도 보고 그랬습니다.


‘회사에 일하러 왔지, 이거 머 몇 달째 공부만 시키나. 졸려 죽겠네.‘


회식이나 모임이 있는 다음 날 아침과 점심 식사 후는 지옥이었지요. 졸려서 말입니다. 한글 소설도 아니고 재미없는 내용의 사업 관련 딱딱한 영어 책을 계속 읽는 게 참 곤욕이었습니다. 두꺼운 책은 깨알 같은 글씨로 300 페이지가 넘었습니다. 심지어, 한 권이 아니라 시리즈로 3권까지 있었다는 함정. 헐.


나이 차이 얼마 나지 않는 선배들에게 고충을 얘기하니, 그때가 좋은 거라고 현업 하다 보면 정신 없다고 하며, 회사에서 밥 주고 월급 주면서 공부시켜 주니

얼마나 좋냐며 또 다른 가스라이팅(2?) 을 시전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직장생활을 가스라이팅들에 속고 월급이라는 마약 (속된 말로, 뽕)을 맞으며 금융치료를 받으며,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고, 그때 제 사수 부장님의 나이가 되어 후배들 OJT를 시키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국민연금 기본은 되는 10년 채우고, FIRE 족이 되어 삶을 즐기던지 해서 내 삶을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20년을 채워갈 때 즈음, 제 현실은 15년 차 후배의 한마디가 대변해 주었습니다.


“형님, 앞으로 20년 더 하셔야죠?“


“죽을래?! 악담을 해라!“


정년까지, 가능하면 한 회사에서 하는 것이 축복이고, 정년 지나서도 계약직이라도 월급 받으면서 일할 수 있으면 더 큰 축복이라는 말을 후배는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 먹어서도 누가 써줘서 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내 나이 때 주위 사람들 다들 집에서 논다. 돈도 없어서 아끼고 아껴가면서 눈치 보고들 사는데 그보다 난 낫다. 라는 선배들의 말씀도 같은 맥락이겠지요.


제가 보기엔 또 다른 가스라이팅 3인 것 같은데,

젊었을 때 성실히 일하고 살면 좀 더 일찍 퇴직해서 발 뻗고 눕고 살 집은 있고 밥 먹고 아플 때 병원 치료 받을 걱정은 안 하고 살 정도는 되는 게 원래 정상 아닌가요?





제가 읽었던, 똑같은 책을 읽으면서 여지없이 점심 시간이 지나면 꾸벅꾸벅 조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납니다.


‘그래, 그런 두꺼운 영어책을 계속 보고 있는데,

점심 먹고 안 졸리면 인간이 아니지. 그럼 ㅎㅎ‘


점심 먹고 안 그래도 졸린데, 수면제 뺨 치는 졸리는 내용의 책을 줬으니 안 졸리고 배겨낼 수가 있나요 흐

그래서 저는 지금도 불면증이 없습니다. 원래 잘 자는 편이지만, 잠이 안 오면 성경책보다 두꺼운 영어책을 보다 보면 잠이 오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각기 다른 자세로 자는 후배들을 보며 사람의 개성이라는 걸 느끼고, 자는 후배의 책상 위로 볼펜 한 자루를 살짝 던졌을 때 소리에 대한 서로 다른 반응을 보며 직장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기도 합니다.


어떤 친구는 자지 않은 척을 하고 갑자기 보던 책을 보거나 급하게 노트북을 두드리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뭘 그렇게 갑자기 바쁘게 칠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ㅎㅎ


그렇게 1년 동안 10권이 넘는 책을 섭렵하며 점점 두꺼워지는 책들인데, 읽고 이해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책들이 서로 연결된 이유도 있고,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만, 당장 업무에 써먹어야 하고, 무엇보다 돈 받고 하니까 더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돈 받고 밥 먹으면서 책만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좀 그렇거든요. 뭔가 일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그때 저를 가르쳐주신 사수 부장님이 마지막 책을 다 마무리하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네가 할 일은 이제 공부한 해외 사업 관련 지식과

우리 회사에서 쌓은 실제 사례 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우리가 일하고 돈 받는 데 문제 없게 하고, 문제 있으면 우리 회사를 고용한 외국 회사들에게 돈 받아내는 거다. 그리고 그 일을 하기 위해 우리가 고용한 유수의 갑보다 더한 을같은 외국 회사들도 상대한다. ok? ready to be international businessman?"


그 경상도 아저씨 영어를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어후, 첨부터 이렇게 공부 많이 시켰을걸 알았으면 그냥 고시 공부할걸. 다 끝내고 나니 고시 공부보다 더 많이 공부했네 쩝. 처음부터 이 두꺼운 영어책 열몇 권 들이대면 도망갈 거라 생각하고 한글책부터 시작하고 얇은 영어책부터 시작한 거였구나.


다 계획이 있었어.

대기업 놈들 ㅎ‘


역시 인생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고, 세상에 공짜는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연봉이 당연히 1억 안 되고 몇천만 원 받으면서, 작게는 수천억에서 크게는 조 단위 계약서를 다루고 협상도 하고 관리도 했습니다. 몇십억 돈 가지고 싸우는 건 우습고, 상대방에게 몇백억, 몇천억 달라고 주장하는 레터도 쓰고, 대면 협상과 설득과 설득의 과정을 거쳤지요.


외국인들과 영어로 그렇게 머리 쓰면서 몇 날 며칠 치고 받으면 저녁엔 멀리 있더라도 출장지 한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라도 먹어야 속이 조금 풀립니다.


큰 돈을 두고 다툼을 할 땐 고상하게 준비해 준 서양식 식사과 고급 커피와 차 그리고 간식을 먹어도 불편하지요. 시간 아까우니 어디 밖에 나가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사무실 한켠에 준비해 둔 음식 빨리 잘 먹고 바로 협상 마무리 지으라는 의미입니다. 비싼 것 같긴 한데 계속 먹다 보면 때로 느물거려서 칼칼한 한식으로 속을 다스려야 힘이 나지요. 한국에 복귀해서 된장찌개나 콩나물 해장국 먹을 때까지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그렇게 오래 하다 보니 이 나라, 저 나라, 이 사업, 저 사업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알고, 마무리를 위한 대안 제시도 잘하고, 무엇보다 그놈의 communication (소통)이 잘 된다며, 출장 갔을 때 사업 상대방 외국 회사에서 아예 자기 사무실에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습니다.


자꾸 그러다 보니 지금은 아예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외국계 회사들과 싸우도록 저를 교육시키고 경험시킨 한국 회사들을 상대하며 그 회사 직원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대기업 놈들만 머리를 쓰는 게 아니라,

외국계 기업 놈들도 머리를 참 잘 씁니다.

(저도 사실 그 놈들 중 하나지만 말입니다 ;;)


우리나라 경기가 안 좋아서 국내 기업들이 사람들을 정리할 때,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자기들 말로 talent acquisition을 합니다. 한국말로 인재를 확보한다는 것인데, 한국에 진출했을 때 국내 사정 뿐만 아니라, 상대해야 할 국내 기업 사정에도 밝고 외국 회사들과 오랫동안, 다양하게 일해본 저 같은 사람을 주워서 (혹은 꼬드겨서) 제대로 써먹습니다.


더욱이, 외국 회사들과 사업을 오래 해오면서 자기의 산업 (industry)에서 중재, 소송을 비롯한 분쟁을 크게 해본, 소위 싸움닭은 더 쳐줍니다. 자신들이 관리하고 혹은 싸워야 할 한국 회사의 사정도 너무 잘 알고 있고, 자기네 약점도 잘 알고 있으니, 상대방의 약점은 정밀 타격하고 자신들의 약점은 보완할 수 있으니까요.


저와 치열하게 다툰 한 외국회사의 담당 중역이 당시에 저를, "korea xx industry next generation" 라고 치켜 세우더니, 나중에 이직 제안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엔 한국 회사가 안정적이고 연봉인상도 나름 나쁘지 않고, 성과급도 잘 나오는 편이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웃어 넘겼지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요.


나쁜 비유이긴 하지만, 기자들이 어떤 기업을 비판할 땐 확실하게 (속된 말로) 까야지, 그 기업에서 기사 철회 (기사를 돈을 주고 산다는 말까지 있지요)와 광고 혹은 그 기자를 홍보 팀장님이 임원 등으로 데려오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회사들이 좋지 않을 때, 우량 기업의 주식 매입 뿐만 아니라 아예 M&A를 해서 인수하고 고배당을 챙기거나, 구조 조정이나 사업 매각 등을 통해 해 먹고 되파는 등으로 exit 하는 것과 비슷한 면도 있지요.


연봉인상의 경우,

10-20 프로인 경우도 있지만, 50 프로, 혹은 기존의 거의 double인 (2배) 경우까지 있지요. 그 이상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론 자신들 salary level 연봉 수준이 저처럼 어영 부영이라도 꽤 오래 한 사람들은 senior level 혹은 그 이상으로 쳐줘서 30만 불, 50만 불 혹은 그 이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지요.


물론, 외국계라고 모두 높진 않습니다. 회사와 position 자리에 따라 천차만별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한국 market (인력 시장)을 고려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자신들 기준이 있어서 budget (인건비 등을 위한 예산)이 높은 경우가 꽤 있습니다.


심지어, 많이 요구하는 최근 3개월 급여 내역 등의

증빙 자료조차 요구하지 않고, 고연봉 offer letter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 받던 사람을, 약간 이직을 주저할 때,

시원하게 1.5억이나 2억에 데려와서, 1000억 짜리

계약하면서 잘 활용해서 200억 남겨 먹는 데에 써먹는다면 완전히 남는 장사지요. 물론, 그 한 명 때문에 그만큼 남지 않는다고 해도, 소수 정예로 갈 경우 인당 (생산성) 기준으로 보면 거의 남는 장사입니다. 고연봉으로 계약해도 계약직이나 파견직 혹은 probation (수습 기간) 이나 termination (계약 해지) 조항을 활용해서 정리하는 대안도 있지요.


더욱이, 그렇게 대우를 받는 한국인이, 외국 친구들이 한국 사람들과 회의나 협상을 할 때, 배석해서 속된 말로, 눈탱이 맞지 않게 (사기 당하지 않게) 도와줍니다. 소통을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영어로만 하면 콩글리쉬도 난무하고 정확하게 의사 전달과 정리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 한국 회사 사람들 간에 대화를 할 때도 다 듣고 있으니, 정회하고 자기들끼리 따로 나가서 얘기할 때 아니고선 옆에서 무슨 말 하는지 다 듣고 있게 되는 것이지요.


더욱이, 우리 경제가 좋지 않아 지면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자본력과 기술력 등의 대외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산업이 약화되는 정도가 아니고 무너져서 산업 종속의 가능성도 점점 더 높아지고 가시화되고 있지요.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무역 및 기업 간 관계의 변화를 유심히 들여다 보면,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 특히, 산업부에 계신 분들도 이제 숫자 뿐만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지요.


결과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친구들 뿐만 아니라 중국 등의 친구들이 면접을 보고, 해당 외국계 회사 소속으로 돈 주고 일을 시키는 한국 회사를 관리하고 결과를 자신들에게 영어로 보고 (report) 하도록 시키는 저 같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사례가 이전보다 많이 늘어나는 것이지요.


일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살면서 필요한 여러 일들을 같이 봐주고 도와주며 정보도 주니 여간 좋을 수 없지요.


그러다 보니 이런 제안이 저에게 계속 옵니다.


“해외에서 근무하며 xx 사업을 하면서 한국 회사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될 거다.”


“좋은 제안 고마운데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 가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돈 더 줄까?

제시한 금액에서 20 프로 더 인상해 주겠다.

이렇게까지 해주는 경우 드물다는 것

너도 잘 알 거다.

결과적으로, current salary (너의 현재 연봉) 기준,

50 프로 인상이다.

bonus (profit sharing ps) 등을 합하면 최대 얼마까지 가져가게 되는 거다.

이번 position (자리)가 지금 네 자리보다 얼마나 더 매력적이고, 너의 career에 더 도움이 될지, 경험과 network 등 고려해 보면 답이 나올 거다. “


“그래도 좀 그런데.

그리고 난 솔직히 너희 회사 정확하게 잘 모른다.

한국 회사처럼 확인하고 검증하기 어렵다.

취업 사기도 있고, risk가 있어 우려된다.“


“offer statement 제안서와 employment agreement에 서명하면, sign off bonus (계약금, signing bunus)로 3일 이내 5만 불.

니가 지정한 계좌로 입금하겠다. commitment (약속) 의미로.

이제 됐냐?“


“...”


그래도 90 프로 이상 넘어 왔는데, 마지막 결정을 못하는 저에게 이렇게 쐐기를 박습니다.


“한국 회사들 코로나 이후로 재택근무 안하지? 우린 기본적으로 주 1회이상 재택근무 가능하고, 해당 사항을 근로 계약서에 명기해주겠다. 춥거나 더울 때 등 날씨 안 좋거나, 니가 회의보다 서류 등에 집중해야 하면 협의해서 일주일 내내 재택근무해도 좋다.

Are u ready to sign?"


외자 유치도 하고, 우리보다 앞선 기술이나 관리

기법을 가진 외국기업들이 들어와서 일자리도 창출하고 사업 잘하고 exit (사업 정리) 하고 돈 벌어서 돌아간다는, 큰 그림에서 아름다운 이야기.


그 안에서 국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외국계 MNC (Multi-national company, 다국적 기업)에서 경험도 쌓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되며 고연봉과 대우도 받는데,

왜 제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데에는 좋지만,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들. 그리고,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해고.

그리고,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과 실업률.

특히, 청년 실업률과 일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층의 증가와,

실질적으로 퇴직하지 못하고, 주된 일자리 대비 훨씬 적은 돈일 받으며, 그것도 힘든 일을, 계약직 등으로 불안정하게 단기간 하는 현실일 보며,


출근 만원 지하철에서 복잡한 심경을 느낍니다.


아파트 경비원 분들이 짧게는 3개월, 6개월 만에 바뀌는 것처럼,


대기업과 외국계에서도 젊은 인턴 친구들이 양질의 좋은 첫 직장을 잡지 못해서 그렇게 짧게 근무하며 떠날 때에는 더 그러하구요.


이런 상황에서 일은 많고 사람들에 치이기까지 하다 보면 몸의 약한 부분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병으로 병원에도 가고 약으로 버티게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해법은 근로소득이 아닌, 자본 소득 구조를 만들어, 몸으로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게 하지 않고 못 하겠으면 잠시 쉬어가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는,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라고 하는데요.


꼬박 꼬박 나오는 월세 받는 건물주가 되거나,

배당이나 이자 등으로 크게 버는 자산가가 되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지

그런 사람들 중에도 공실 걱정에, 대출금, 세금 등 걱정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엔 외국계 기업 취업 과정과 대우 협상 그리고 취업 시 주의점 등을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써두면 어려운 시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참조가 되실만한 분들이 계실 것 같고, 제 마음도 조금 편해질 것 같아서요.


제 글 읽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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