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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Mar 19. 2024

광화문 네기실비


네기 실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2길 10 디팰리스 B1

02-512-0803


https://naver.me/5s93mmOh



어렸을 때 실비집이 뭔지 잘 몰랐습니다.


광어나 우럭 회 같은 걸 먹으러 가면 횟집으로 가고,

set로 이것 저것 같이 먹으면 일식집으로 갔지요. (일본어로 스끼다시 - 곁들이찬 이라는 우리 말이 있는데 입에 잘 안 붙습니다. 아, 일제 잔재여)


개인적으로 실비집이라고 하면 좋게 말하면 노포,

안 좋게 말하면 조금 지저분한 가게 정도의 인식이 있었지요. (이래서 어렸을 적 경험과 첫 경험이 중요합니다.)


지난 연말 모임이 많을 때, 식당들 list를 올리는데 광화문 종로 일대의 괜찮은 가게는 거의 다 가 본 저에게 새로운 가게가 후보로 올라왔습니다. 십수 년을 이 동네에서 회사를 다니다 보니 회식에, 모임에 유명하다는 집은 거의 다 가본 것 같습니다.


한 친구가 추천한 식당은 ‘네기 실비’ 였는데요.


사실 내심 가고 싶었던 곳은,

종각역에서 가까운 ‘삿뽀로’나,

웨스틴 조선 호텔의 일식 ‘스시조’ 였지요.


삿뽀로는 전에 ‘어담’ 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상호가 바뀌었고, 고깃집 경복궁과 함께 체인이었습니다.


깔끔하게 잘 나오고 방도 있어, 법카로 식사할 수 있는 날엔 한 번씩 가곤 했지요. 개인 돈으론 조금 무리하는 날 갔습니다. (인당 5 만원 이상)


스시조는 비싼 맛집이 모여 있는 웨스틴 조선 호텔의 일식집 답게 후덜덜한 가격에, 개인 돈으론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업두를 못 내지요. (dinner 기준 인당 19-32 만원 선)




삿뽀로 관훈점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38

https://naver.me/5pNEjg30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서울 중구 소공로 106

https://naver.me/5NdAMVNR





네기 실비집은 가기 전엔 몰랐지만, 직접 가보니 제가 알던 실비집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좋은 건물에 깔끔한 인테리어였지요.


음식도 아주머니들이 막 만들어서 손 맛으로 가져다 주시는, 그런 맛이라기 보단, 흔히 말하는 자본주의 맛. 경력 있는 요리사 분들이 만들어 주시는 고급 일식집 맛이 더 났습니다.


아무래도 그랬겠지요.

가격도 저녁 식사는 인당 9.8 만원으로 나름 괜찮은 일식집인 삿뽀로 기본 정식보다 2배 가격이니까요.


통영에서 산지 직송을 해서 더 신선한 맛으로 느껴졌는데, 사실 눈으로 본 건 아니고 말만 들었는데도 왠지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작년 말에 간 이 곳을 이제 올리는 건, 이 가게가 방송을 타서 였습니다. 맛집 탐방 가게가 아니라 사회 비판 프로그램이었지요. 정부 고위직 분의 법카 사용이 잘못되어 피 같은 우리 세금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내용이었지요.


‘어, 저기 가본 곳인데.’

싶었는데,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지만, 건물,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복도, 상점 간판과 입구까지 낯이 익었습니다.


유리지갑 직장인의 세금을 칼같이 가져가서 저렇게 잘못 쓰다니. 하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저 가게가 꽤 괜찮은 곳이었나 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리사욕보다 청렴한 공무원 분들도 많으시지만, 나랏돈이 눈 먼 돈이라며 그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분들이 간혹(?) 계시지 않습니까. 그 분들이 자기 돈 안 쓰면서도 건강에 좋은, 맛집 잘 찾아다니시는 걸 들은 적이 있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웃픈 현실이지요.



네기실비는 광화문에 입점한 중국집 ‘무탄’이 있는 건물 맞은 편 건물에 있습니다. 망치를 든 조형물로 유명한 흥국생명 건물 맞은 편이지요.


먹음직스러운 고기와 트러플이 들어가서 비싼 짜장면을 파는 걸로 유명한 압구정 무탄의 체인점입니다. 여기도 핫하다길래 한번 갔다가 가격에 데었지요. 핫플 자주 다니다 보면 지갑에 재만 남습니다. 흐


압구정 무탄은 주차를 할 수 있긴 한데, 좁은 골목길에서 들어가야 하고, 예약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몰릴 때는 줄을 서야 하지요. 광화문 무탄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음식 맛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고, 주말에 갔을 땐 한산해서 먹기 편했습니다. 비싸게 팔아서 양심은 있는지 양은 제법 많이 주는 편이었습니다.


첫 방문하고 식사를 하면 생일 할인권 (3만 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을 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합니다. (요즘도 하는지는 가시기 전 미리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생일날 처음 압구정 무탄에 가서 밥 먹고 신분증을 보여주고 생일 할인권을 받아서, 3개월 이내던가, 발급한 해 연말까지 써라고 해서 광화문 무탄에 가서 야무지게 썼지요.


할인권을 쓰고도 정말 적용된 건지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할인 받아 계산을 7만 원 했는데, 원래 7만 원어치를 먹는 걸로 착각했었지요. 먹고 싶은 것 몇 개 시켰더니 10만 원 정도가 나왔던 겁니다. 즉, 할인권 받아도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다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맛있게는 먹어서 광화문 맛집으로 기록해 둡니다.

행복한 식사 되시길~


무탄 광화문점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68 흥국생명빌딩 지하 1층

https://naver.me/FfWIVr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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