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이 꾸려가는 세상은 무지개만 떴으면 좋겠어
어른과는 다른 아이들 세상
퇴근길, 다른 말로는 육아 출근길
오늘은 퇴근을 하고 아이 둘을 양쪽 손에 잡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뒤에서 첫째 아이 또래의 한 여자 아이가 달려온다. "언니~언니"
우리 아이 J를 부르는 것 같다.
그 아주머니가 물어보셨다.
"아이가 몇 살이에요?"
나는 대답했다.
"우리 아이는 4살이에요"
"세현아 너랑 동갑이다"
그 여자아이의 이름이 세현인가 보다.
그 말을 하고 있는데 그 아이 둘은 벌써 친구처럼 손을 잡고 걸어간다.
그새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은 친구도 참 빨리된다. 신기하다.
어른이 된 나는 사회에서 친구 만드는 것도 힘들던데.
아이들은 금방 친구가 된다.
어찌 저 모습이 부럽지 않을 수 있는가.
나는 아이들의 세상이 부럽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 친구와는 옆 동을 살아서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그 여자아이가 J에게 과자를 준다.
"너 먹어"
땅콩샌드를 건네준다.
아이의 어머니가 내게 묻는다.
"과자 줘도 되죠?"
나는 너무 고마웠다.
내 아이에게도 그 여자아이가 먹으려던 새 과자를 한 봉지 내어주다니,
자기가 다 먹고 싶었을 4살인데 친구를 나눠 주는 그 아이가 너무 예뻐 보였다.
나도 이제 아줌마가 다 되었나 보다.
이런 일로 마음이 뭉클해지다니.
아이들의 행동으로 어른인 내가 뭉클해지다니,
아줌마가 다 되었구나 느꼈다.
코로나로 더 각박해지는 이 세상에서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아직 무지개가 뜨고 있구나.
그리고는 또 열심히 길을 걸어 우리는 집을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번에는 남자아이가 엄마 아빠랑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다.
그 아이도 빵을 먹고 있었다.
어린이집을 갔다 오는 하원길에 아이들은 하나 같이 슈퍼를 들리는 걸 좋아한다.
뭔가를 사야 하나보다 항상.
우리 J 역시 그러하다.
'안녕"
그 아이가 먼저 인사를 했다.
"J야 인사해야지"
우리 J도 인사를 한다.
"안녕~"
그 아이도 4살이라고 한다.
그 아이가 엄마를 쳐다보며 엄마에게 물어본다.
" 얘 빵 줘도 돼요?"
J는 또 그 남자아이한테서 빵을 받아왔다.
안 받는다고 하는 일이 없는 J다.
어른들이면 괜찮다고 할 텐데, 거절이 없는 우리 J
집에 오는 길에 벌써 두 명의 친구를 만나
빵과 과자를 얻었다.
어른들은 이웃을 만나도 본인이 먹으려고 산 것을 나눠주기 어려운데, 친하지도 않을뿐더러 서로 관심도 없이 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코로나가 겹쳐 이웃의 왕래 또한 없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본인이 먹는 거를 친구한테 나눠주려고 한다. 나는 이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꾸미는 세상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도 마음을 좀 더 열고 이웃들에게 베풀면서 살아가야겠다.
오늘도 아이들의 세상에서 하나 더 배우는 하루였다.
"이렇게 오늘도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