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초는 낭만적이야. 어쩐지 어정쩡한 느낌이 들거든. 그건 알 수 없이 지나가버리는 목요일과도 비슷해. 딱 들어맞을 수 없는 기분과도 닮았어. 그 숫자는 악착같지 않아. 그렇다고 아무런 힘이 없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지. 딱 필요할 정도로의 힘은 가지고 있어. 노래로 치면 시작에 가까운 숫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끝나는 노래도 분명 있을 거야. 그럼 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지. 그건 아닐 거야. 홀수와 홀수. 그 어디에도 딱 들어맞게 속하지 않을 존재. 내성적인데 고집은 셀 거 같은 그런 숫자. 37초를 내 마음대로 오해해. 이건 나라서 가능한 걸지도 모르지. 내가 나일 수 있어서. 문득 37초가 궁금해졌어. 왜 노래를 37초에 맞추려 했을까. 37초에 대해 쓰며 37초를 몇 번이고 넘겼어. 그런 생각은 언제나 낭만적이지. 삼하고 칠을 붙였다 떼었다 하며 생각나는 대로 쓸 수 있는 글들은 자유롭잖아. 그건 피곤하지 않을지도 몰라. 틈만 나면 고개를 숙이고 잠을 청하지 않아도 되고. 그건 참 다행이지. 지금은 12시 52분이야. 나는 꼭 잘 시간이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