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가 반복됐다. 유례없이 극단적인 날씨였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 ‘폭염, 산사태, 집중호우, 인명사고...’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 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기록적인 폭우에 시끌시끌했던 2023년의 한여름. 태풍의 눈 한복판에서 문화기획 프로그램 「금정산탐험대」가 첫발을 내딛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다. 단, 아주 위태로운 모습으로.
「금정산탐험대」는 청년들이 함께 부산 금정산을 오르며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눠보는 일종의 네트워킹 프로그램이다. 이번 기획에서의 관건은 날씨. 산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만큼 날씨가 매우 중요했다. 그런데 웬걸, 하늘에 구멍이 뚫린 줄 알았다.
더군다나 비가 금정산탐험대 행사 날에 맞춰 내리자고 약속이라도 한 듯 행사일마다 집중호우 소식이 들려왔다. 1차 비 소식으로 행사 취소, 2차 기상악화로 또다시 취소. 다른 어떤 팀들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금정산탐험대. 이번 탐험대의 기획자이자 탐험대장인 오준혁 씨를 다시 만났다.
“끝까지 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거예요.” 반듯하고 깔끔한 차림새의 다부진 체격을 가진 그가 심플하게 한 마디를 내던졌다. 시작을 했으면 무엇이든 마무리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준혁 씨. 이런 그가 이끈 문화기획 「금정산탐험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금정산을 등반 중인 2023 금정산탐험대 대원들
첫번째 이야기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
시작하기도 전에 취소, 취소, 취소된 금정산탐험대
희수 : 「금정산탐험대」는 개인적으로도 가장 기대했던 프로젝트였어요. 저도 산에 진심인 사람이거든요. 전날 밤에 산에 가서 먹으려고 오이 도시락도 싸놨었어요. (웃음) 행사가 우천으로 취소된다고 했을 때는 어찌나 아쉬웠던 지요.
준혁 : 행사가 두 번이나 취소 됐을 때는 요즘말로 ‘현타’라고 하죠. 저도 현실자각타임이 심하게 왔어요. 참석해 주시기로 했던 분들에게도 많이 미안했고요.
희수 : 행사가 두 번이나 취소됐어요? 정확하게 언제요. 몰랐네요.
준혁 : 제일 처음은 7월 9일이었어요. 난생처음 해본 기획이라 긴장이 많이 됐거든요. 사전답사부터 시작해서 혹시나 하는 안전사고에 대비해서 안전교육까지 받으면서 나름 꼼꼼하게 준비했어요. 이제 행사만 잘 진행하면 끝나는데, 행사 당일에 폭우 소식이 있었어요. 가슴이 철렁했어요.
희수 : 이맘때 정말 비가 많이 왔잖아요.
준혁 :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일기예보를 계속 봤어요. 인원은 모아놨고 행사는 해야 되는데 이거 정말 어쩌나 싶었죠. 아시다시피 당시 전국이 물난리였잖아요. 여기저기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침수사고 일어나고 인명피해 발생하고... 결국 프로젝트 전체를 주관하는 금정구청에서도 안전상의 이유로 야외행사는 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행사 허가가 안 났어요.
희수 :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준혁 : 7월 9일 예정이었던 행사는 1차 취소됐고, 이후에 어렵게 일정을 다시 잡았지만 7일 16일 행사도 우천으로 취소됐어요. 7월 25일에 와서야 겨우 금정산을 오를 수 있었어요.
희수 : 어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준혁 : 날씨가 정말 미워지더라고요. (웃음) 그 당시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문까지 들었어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제 성격상 무슨 일이든 계획을 했다면 실행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생각대로 안 풀리니까, 잘 안 굴러가니까. 답답했죠.
희수 :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 같아요.
준혁 : 네. 정확히 말하면 저와 제 기획을 믿고 지원해 준 참여자들과 스텝들을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었죠. 제가 언제 이런 행사를 해봤겠어요. (웃음)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인데 1차 연기된 행사가 2차로 또 연기가 되었을 때는 ‘이제는 어떻게든 간다. 비가 오든 말든 그냥 간다.’ 뭐... 이런 오기까지 생기더라고요. 두 번의 취소 끝에 재개된 행사였지만 행사 당일에도 비가 많이 올 수 있다는 예보가 떴어요. 행사를 시작하더라도 중간에 비가 많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많이 됐죠. 완전히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정말 걱정의 연속이었네요. (웃음)
힘들지만 영차 영차!
희수 : 정말 날씨가 안 도와줬네요. 그런데 어쨌든 행사를 잘 마쳤잖아요.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 같아요.
준혁 : 스텝을 포함해서 총 12명이 금정산탐험대라는 이름으로 산을 올랐는데요.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이 등산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게 큰 의미였어요. 오전 7시부터 시작해서 오전 12시까지. 부산에서 가장 높은 산인 금정산고당봉까지 완등했습니다. 폭우가 쏟아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안전사고 없이요.
희수 : 말씀 중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산을 오르는 자체만으로도 준혁 씨에게 큰 의미였다고 하셨는데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준혁 : 제가 기획한 「금정산탐험대」가 실현되었다는 성취감보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함께해 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컸어요. 이른 아침에 더군다나 주말 오전에 자신의 시간을 써서 참석해 준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제가 큐레이팅 능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말하는 스킬을 배운 것도 아니어서 실수도 많았지만 함께해 주신 분들을 생각하면 고맙고 감사하죠.
두번째 이야기
세상에 못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하지 않아서 못하는 것처럼 보일 뿐
희수 : 사실 이번 2023 금정띵작 프로젝트를 수료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잖아요. 아마 금정띵작 대원이라면 모두가 이 말에는 동의할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정말 힘들었거든요. (웃음)
준혁 : 저도 그랬어요. (웃음) 저는 학생이다 보니까 낮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어야 했거든요. 학교 마치고 저녁에 금정띵작 기획 강연 듣고 팀별 기획회의 하고. 또 다음날 학교 수업 듣고 아르바이트하고 저녁에는 기획 수업 듣고... 정말 무한반복이었죠.
희수 : 기억나죠? 점점 띵작 대원들 얼굴에 다크서클 드리워졌던 거. (웃음) 저 같은 경우에도 직장인이다 보니 하루 이틀이면 모르겠는데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쉼 없이 달리다 보니 많이 지쳤거든요. ‘포기할까, 그만할까, 괜히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고요. 게다가 금정띵작 사업이 참여자들이 문화기획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발표하고 심사과정을 거쳐서 최종 선정되는 시스템이었잖아요. 부담감도 컸어요. 잘해야 된다는 그런. 그런데 힘들었던 그 순간에 준혁 씨가 했던 한마디가 제게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무슨 말인지 알죠?
준혁 : 결국 끝까지 가는 사람이 이긴다.
희수 : 그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사실 준혁 씨가 회의할 때나 발표를 할 때 보면 낯을 많이 가리게 보이기도 하고 내성적으로 보였는데요. 그런데 ‘의외로 단호한 면이 있네’ 싶어서 조금 놀라면서도 그 말이 힘이 됐어요. 그렇죠. 끝까지 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죠.
준혁 : 저는 그동안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작조차 못 해본 일이 너무 많았어요.
희수 : 예를 들면?
준혁 : 하나의 에피소드를 꼽자면 저에겐 운동이었어요. 믿지 않으시겠지만 제게도 47kg 시절이 있었어요. 저는 정말 운동이랑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데요. 당시 운동을 아예 모르는 사람이 헬스장에 간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비웃음 거리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이예요. 헬스장 가면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웃음)
희수 : 47kg이라... 정말 믿어지지 않네요.
준혁 : 그러다가 실연의 아픔이라는 큰 계기로 (웃음) 그냥 무작정 헬스 3개월을 등록하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별거 없는 거예요. 그냥 하면 됐어요. 두려움은 제 스스로가 만들어 낸 실체가 없는 허상이었더라고요.
희수 : 실연의 아픔이 큰일 했네요. (웃음)
준혁 : 금정산탐험대를 기획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죠. 두려움에 아무것도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과거의 저와 같은 분들이 참여해 주길 바랐습니다. 우리가 하는 고민과 걱정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고 깨달았으면 했어요.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었으면 했죠.
희수 : 공감해요. 세상에는 막상 해보면 별일 아닌 일이 많죠.
준혁 : 네, 해보지 않아서 공포스럽고 두려운 거거든요. 물론 그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시행착오를 겪거나 쫌 삐걱 거리는 일들도 있죠. 하지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끝까지 가면 결국 되거든요.
희수 : 준혁 씨에게 운동은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이었네요.
준혁 : 그렇죠. 정확히 말하면 운동을 계기로 제 생각이 달라진 건데요. 제게 운동을 가르쳐주신 선생님 덕분이죠. 운동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사람이 변할 수 있는 조건. 즉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하루라는 시간을 어디에 할애해서 사용할 것인가, 두 번째 주변 환경을 바꿀만한 의지가 있는가, 세 번째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일 마음 자세가 되어있는가, 마지막으로 목표 한 바를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라고요.
희수 : 금정산탐험대를 기획할 때에도 이런 깨달음이 적용되었나요?
준혁 : 운동을 하면서 깨우친 교훈은 제가 저의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영향을 주었죠. 삶을 바라보는 시선 같은 거죠.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 늘 생각해요. 끝까지 하면 된다. 세상에는 못하는 일을 없다 안 해서 못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요.
금정산탐험대에 참여한 분들도 이 사실을 알았으면 했어요. 행사에 참여하려면 주말 새벽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움직여야 했죠. 그리고 직접 두발을 내디뎌 산을 올라야 했고요.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못하는 일이죠. 그리고 산을 오르면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길 바랐어요. 평소라면 못 만났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길 원했거든요. 제가 운동을 하면서 배웠던 것처럼 참여자들이 각자의 변화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시간이었으면 했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함께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대원들
세번째 이야기
정상에 올랐다고 해서 항상 정상에 있을 수 없죠
등산은 우리 인생이랑 닮아있어요
희수 : 준혁 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요. 금정산탐험대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더 궁금해지네요. 사실 함께 산을 오르는 것이 문화기획 프로그램이 될 수 있나 생각하기도 했거든요. 이번 행사에서 가장 신경을 기울였던 요소는 무엇이었어요?
준혁 : 산을 오르는 것 자체가 인생이랑 닮아있다 생각해요. 산을 오르면서 자신도 탐구하고 서로를 탐구하는 시간 가졌으면 했어요. 그래서 산의 어떤 지점마다 인터뷰 질문지를 두고 서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탐구하는 시간을 만들었죠.
희수 : 우와. 성공했나요?
준혁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망했죠. (웃음) 사람마다 체력이 다르잖아요. 좀 쉬고 싶은데 계속 깊이 있는 질문을 하고 자신을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였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실현될 수 없는 기획이었죠. 원하는 만큼의 고퀄리티의 인터뷰 답변이 안 나왔어요. 또 하나 배웠죠.
희수 : 그렇네요. 숨이 차서 헐떡이고 있는데, 질문이라뇨. (웃음) 기획부터 실행까지 수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모든 일을 마무리 지어 놓고 보니 어때요? 금정산탐험대 행사를 치르고 나서의 느낀 점이라고 할까요. 한마디 부탁해요.
준혁 : 등산은 우리 인생이랑도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인생도 돌이켜보면 항상 잘 되지도 항상 잘 안 되지도 않잖아요. 곡선 그래프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 듯이요. 정상에 올랐다고 해서 항상 그곳에 있을 수 없죠. 잠시 그곳에 머물 뿐인 것처럼요. 산을 오르면서 인생관 전체를 그려볼 수 있었던 산행이었어요. 다른 분들도 느끼셨겠죠? (웃음)
드디어 완등했다.수료증까지 짜잔!
네번째 이야기
나는 원래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가끔 저도 제 자신에게 깜짝 놀라요
저에겐 큰 변화이자, 발견이죠
희수 : 제 매거진 이름이 뭔 줄 아세요.
준혁 : 슬금 탐구.
희수 : 맞아요. 말 뜻을 풀어보면 슬기로운 금정탐구 생활인데요. 금정띵작 프로젝트들을 슬금슬금 몰래. 여기저기 둘러보고 취재한다고 해서 금정띵작 대원 지은 씨가 지어준 별명 이에요.
준혁 : 뜻은 몰랐는데 귀엽네요. (웃음)
희수 : 그렇죠. 제가 슬금슬금 다른 분들 프로젝트 현장에 방문할 때마다 놀랍고도 반가운 순간이 있었는데요. 어디든지 준혁 씨가 있어서였어요.
준혁 : (웃음) 하하 제가 그랬나요?
희수 : 본인 프로젝트도 아닌데 스텝을 자처하면서 행사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 이유가 있었나요?
준혁 :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요. ‘나는 원래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거예요. 원래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제 자신에게 깜짝 놀랐어요.
희수 : 의외의 답변인데요? 저랑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눠서 전혀 몰랐어요.
준혁 : 이런 말 조금 그런데요. (웃음) 사실... 제가 한번 보고 말 사이라고 생각하면 먼저 더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정말 웃기죠.
희수 : 정말요? 반전인데요.
준혁 : 제 성격인데요. 저는 어떤 한 사람과 친해지기까지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만큼의 깊은 사이가 되기까지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타입이라 그래요.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누군가가 저에게 호의를 베풀거나 잘해주면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뜻이 있지는 않을까, 다른 속셈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었죠 기본적으로.
희수 : ‘없었다.’ 과거형이네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인가요?
준혁 : 가끔 저도 제 자신에게 놀라는데요. 심하게 말하면 인간혐오에 시달렸던 사람인데, 요즘은 제가 먼저 소모임 어플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얻은 거죠.
희수 : 이전에는 정확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준혁 : 굳이. 굳이 내가 나의 에너지를 써가면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나. 그런 생각들이요. 제가 지금까지 생활했던 것들을 보면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금정띵작, 금정산탐험대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해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행사를 준비하고 마무리 지어보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향후 제가 사회를 살아갈 자세를 배웠다고 할까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제게는 큰 메리트였어요. 특히 사람 만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귀찮음, 어려움이 사라졌어요.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쁘지 않다.
희수 : 맞아요. 원래 다른 사람에게 크게 관심 없잖아요.
준혁 : 네네 (웃음)
자주 팀의 금정산성 막걸리 팝업스토어 스텝으로 참여한 모습
동구밭장터와 라이프 뮤지엄 스텝으로 참여한 모습
희수 : 마지막 질문인데요. 금정산탐험대가 준혁 씨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준혁 : 금정띵작이 인구소멸 대응기금으로 시작된 사업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문화기획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다? 제 기획이 이런 거창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일조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적어도 개인적인 수준에서 지역 내에서 타인과 연결되어 무언가를 해보는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배웠어요. 문화의 힘이란 결국 사람을 모으는 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 기획을 통해서 금정산탐험대를 찾아준 분들도 연결되었길 바라고요. 행사를 끝내고 저도 최근에는 막연히 미뤄두고 하지 않았던 일들을 시작했어요. 동아리도 가입했고 취미생활도 하고요. 무슨 일이든 진심을 다해해 본 경험은 결국 제 안에 남는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는 제 인생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