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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인더드림 Oct 21. 2021

인생은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다.

<꿈, 좀 바뀌면 어때>

 지금 20, 30대들은 아무리 일해도 집 한 채 사기 어려운 정말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사토리 세대, MZ 세대. 전부 기성세대가 만든 단어일 뿐, 우린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그냥 우린 힘든 세대에 태어난 것뿐이다. 이 와중에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내가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는 언제나 인터넷에 오래전 나온 아이디어다. 평범하면 살아남기 힘든 이 나라는 결코 개개인의 꿈과 행복에 신경 써주지 않는다. 별수 있나. 그럼 내가 찾을 수밖에.     


 테니스 선수, 공부, 유학 생활, 연예인, 대기업, 블로그 강사, 유튜버....     

 31년간 남들보다는 많은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한 나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이렇게 10년이 지나 41살이 되었을 때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겁이 나냐고? 사실 겁이 난다. 내가 겁이 나는 건, 41살에도 돈을 벌지 못하는 내가 아니라, 결국 현실에 굴복해 나를 위해 살지 못하는 내가 되어있을까 겁이 난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오늘의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가끔 삶이 무료할 때마다 항상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수많은 확률을 뚫고 태어났으니 분명 태어난 이유가 있을 거야. 남들과 똑같이 살기 위해서 태어나진 않았을 거야.’     


 영화 프리가이에서는 주인공인 가이가 알고 보니 본인이 게임 속 NPC(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는 사람이 아닌 게임회사가 만들어낸 게임 속 임의의 캐릭터) 중 한 명임을 알아차리는 장면이 나온다. 본인의 존재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고 좌절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가이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우리가 사는 삶은 게임 속이 아니고, 지금의 나의 모습은 NPC가 아니다.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다. 누군가가 설정해 놓은 삶이 아닌 스스로의 목소리를 듣고 움직일 수 있는 플레이어이라는 걸 잊지 말자.     

우리는 우리의 삶을 쟁취해야 한다.

 얼마 전 연예인 김종국님의 유튜브를 보다가 뒤통수를 맞는 듯한 명언을 들었다. 바디 프로필을 준비해 볼까 했던 나에게도 정말 와 닿는 말이었다.      


 “왜 인생을 사진 한 장에 거냐는 이야기야. 인생을 사진에다 걸면 안 돼. 인생은 끊기지 않는 동영상이야. 사진 한 장에 담길 아름다운 순간만을 위해 꾸준하지 못할 무리한 과정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


 나는 매번 다이어트를 극한으로 하곤 했다. 하루에 닭가슴살 3개만을 먹고 밤마다 고픈 배를 부여잡고 잠이 든 적이 많았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처음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을 시작했고, 원할 때마다 치팅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운동하는 하루하루가 재밌고, 식단도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날 소주 한 잔씩 하기도 하고, 축구를 볼 땐 치킨을 시켜 맥주와 함께 먹곤 한다. 그렇게 난 지금 10kg을 감량했다. 요요도 없고 몸 컨디션도 아주 좋아졌다. 


 우리도 인생을 노후라는 사진 한 장을 위해 걸고 있진 않을까. 그 사진을 위해 무리하게 내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해치는 과정을 무시하고 있진 않을까. 우리 인생은 동영상이다. 동영상이 끝나는 마지막 나의 모습만 웃는 모습이라면 그냥 안 보련다. 난 동영상이 재생되는 모든 순간 웃고 있는 내 얼굴을 보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오늘 나의 모습이 찍힐 영상도 허투루 찍을 순 없다. 자 웃어보자. 오늘의 나를 찍을 테니. 하나, 둘, 셋. 김치.

오늘 내 인생 영상의 나는 웃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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