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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인더드림 Oct 21. 2021

알고리즘은 나만 피해 간다.

<꿈, 좀 바뀌면 어때>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히트다. 한국인이 만들고 전통적인 한국문화를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서까지 반응이 아주 뜨겁다. 유럽사람들이 설탕을 녹여 달고나를 만들기도 하고, 오징어 게임 속 영희의 모양을 그대로 만들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거리에서 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세계의 유행을 알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유튜브라는 하나의 플랫폼 덕분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튜브는 나에게 정말 생소한 앱이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당시, 유튜브에 업로드를 해야 한다며 입실할 때부터 카메라를 들이밀며 인터뷰 좀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난 손사래를 치곤 했다. 못난 생각이었지만 그 당시엔 정말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세상을 몰라도 한참 몰랐지. 그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요즘 더 실감하고 있다. 디지털노마드의 삶에서 나를 브랜딩하기 위한 최적화된 플랫폼인 유튜브는 이제 필수코스가 되었다. 나도 아이디를 만들고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켰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하아....”     


 현타가 세게 왔다. 뭐 하고 있는 거지 나. 도저히 카메라 앞에서는 젠틀병을 버릴 수가 없다. 공연이야 1회성이지만 유튜브는 한번 업로드하면 내가 지우기 전까지 평생 남아 있으니 더 최악이다. 하지만 정말 말을 잘하거나 똑똑하거나, 재밌거나, 잘생기지 않은 이상 재미없는 내 얘기를 몇 분이나 봐줄 시청자들은 없다. 이걸 알지만, 녹화 버튼만 누르면 아직도 얼어붙는다. 아직 배가 안 고픈가 보다.     


 고심 끝에 첫 영상을 올렸다. 조회 수 1. 처참하다. 어떻게 첫술에 배부르랴.     

 

열심히 하고 있는 유튜브

 그렇게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개월가량 되었고 영상은 20개 정도 올렸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현재 내 구독자 수는 426명. 구독해 주신 분들에겐 정말 감사하지만, 만족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그래도 블로그 강의 영상을 몇 개 올린 덕에 전자책이나 컨설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그래도 구독자 수 1 천명이라는 목표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한 번쯤은 알고리즘 님이 내 영상을 채택해 줄 법한데 다른 영상에서 머물고 계시는지 영 오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로또 1등을 바라기 전에, 로또나 사고 말해.”     


 항상 냉정하게 내 영상을 판단해 주는 작은 누나가 팩폭을 날렸다. 맞다. 내 영상엔 아직 알고리즘으로 채택될 만한 로또 같은 영상이 없다. 여전히 젠틀병이 내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조금씩 영상의 퀄리티가 나아지고는 있다. 가끔 영상 1, 2개만으로 대박이 터져 순식간에 구독자 수가 급증하는 유튜버들이 있는데, 배가 아프기보단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 천재는 왜 이리 많은지 원망스럽기도 하다.      


 수많은 도전 중 유튜브 1천 명 달성은 아직도 나의 숙제 중 하나다. 숙제를 일찍 끝내는가 늦게 끝내는 가는 나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지. 레드오션이라는 유튜브 생태계의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나만의 매력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냥 그걸로 좋다. 뒤처진 것 같다고, 느린 것 같다고 초조해하지 말자. 그냥 나는 내 걸음걸이로 걸으련다. 무리하면 다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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