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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Jun 25. 2024

팔이 안으로만 굽어지는 이유

태초에를 읽으며

태초에                                     

     - 조기호

팔이

안으로만 굽어지는지 아니?

안아 주라는 것이지
보듬어 주라는 것이지.

꾸지람을 듣고
문밖에 홀로 서 있는
서럽고
외로운 마음들

괜찮아
괜찮아
품어 주라는 것이지.




'태초'라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

하늘과 땅이 생겨난

맨 처음이라는 의미다.



나는 엄마처럼 늙기 싫었다.

아니 아줌마들처럼

늙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옛날 엄마들처럼 억세게

내 자식만 생각하는 옹졸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해놓고도

아들과 딸의 안부를 묻는다.



퇴근하고 저녁에 만나니

일단 전화로 안부를 살핀다.

목소리가 어떤지 소머즈급으로

해석하고 분석한다.

(과학 수사대처럼)



혹여나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호시탐탐 눈여겨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별수 없는 진상 엄마다.




지성인답게 굴어야지 하면서도

엄마라는 작자들은

계급장 떼고 붙는 사람처럼

자식 일이라면 앞장서기도 하고

때로는 이성을 잃는다.






혹여나

아들과 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겠다는 각오로

날을 세우고 발톱을 간다.




팔은 안으로 굽는 이유를

생각하다가 나도 별수 없는

꼰대처럼 나이들어가는

아줌마로 변해가는 게

순리인가 싶었다.



'태초에'라는 시를 보면서

어리석은 어른이 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저학년 속담





'고슴도치도 제 자식이 제일 곱다'라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위대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품어주라는 의미다.

보듬어주라는 이유다.




그 어떤 잘못을 해도

못난 짓을 해도

믿어주고

헤아려주고

품어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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