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친니 Apr 02. 2021

언어 치료 시작할까? 말까?

고민의 연속

언어치료받기 직전 (38개월), 아이 언어 말하기 수준 : 차, 맘마, 기린, 사자, 코끼리, 악어, 바나나, 사과, 책, 공, 빼, 네 (대답), 영어 알파벳 A~Z, 영어 숫자 세기 1~6, Apple, Bus, Car 등


 아이의 말이 느리다는 소견을 받은 후부터 이전보다 더 많이 말 붙이고 단어를 반복적으로 알려주면서 나온 결과이다. 관심 있어하는 단어 몇 가지는 말하게 됐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영어 특강 수업이 재미있는지, 집에 와서 영어 단어를 더 많이 말했다. 사실 이때 '우리 아들 영어 신동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한글보다 영어 발음이 따라 말하기에 쉬웠던 것 같다. 유아 영어 학원도 잠깐 알아봤었는데, 보내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모국어도 잘 못 하는데 영어를 배운다면…? 잠시 상상해 보았는데, 과연 나와 대화가 가능할까? 모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할 것 같아서 영어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기로 했다.


 아이가 조금씩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면서 사실 살짝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직접 지도해서 말이 트일  있지 않을까? 기관 도움이  필요할까? 수십 번을 고민했다.


 막상 치료 수업을 받기로 결심한 다음에도 내 결심에 확신이 들지 않은 이유, 반복되는 고민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용이었다. 바우처나 실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남들은 쓰지 않는 비용인데, 우리 가계에서 지출되어야 한다는 게 너무나 아까웠다. 수업을 1개만 듣는 것도 아니고, 수업의 종류도 다양하며 1주일에 여러 번 들어야 효과적이라고 하니 한 달로 따지면 무시할 수 없는 꽤 큰돈이었다. 결정적으로 돈 때문에 치료 기관을 다니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을 고민했었다.


 게다가 남편은 언어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초반에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서로 생각이 맞았다면 아마 더 빨리 언어 치료를 시작했을지 모른다. 나와 남편의 의견이 서로 달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우리의 시간은 흘러갔다. 아이는 비슷한 어휘 수준에서 맴돌 뿐이었다. 결국 언어 치료 기관을 다닐까 말까 고민하는 나에게, 아이를 놓고 돈을 따질 때냐 다그치신 친정 엄마의 한 마디에 마음을 결정했다. 지금 돈이 아까워서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언어 발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몇 배의 비용과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 지금 빨리 시작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을 비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