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없이 지낸 한 달
1월 말부터 휴대폰을 손에서 놓기 시작했다. 아이 앞에선 아이에게만 집중하려고 나의 입과 손이 분주해졌다.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 장난감으로 역할놀이, 워크북 풀기, 책 읽기, 산책하기 등 첫째 아이에게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도 매일 SNS에 글쓰기, 피드 확인하기 등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SNS를 멀리하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이 어렵지, 하다 보니 점점 마음이 편해지고 많은 고민과 걱정을 비워낼 수 있었다.
말 늦은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SNS를 끊기부터 하라고 권유하고 싶은 이유는, 더 이상 아이를 다른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게 되는 점이다.
이 아이는 영어책도 읽네?
이런 교구가 있구나?
6세는 어휘, 문장이 이 수준까지 나와야 하는구나.
다른 아이와 우리 아이를 비교하며 보내던 과거에는 SNS를 보며 나도 해줘야지! 다짐하며 새로운 교구나 학습 어플, 워크북 등을 결제했다. 엄청난 충성 고객이었다. 하지만 90%는 같이 하지 않고 쌓여만 있다. 아이가 혼자서 하려고 뜯거나 색연필로 끄적이면 불같이 화를 냈다. 더러워지는 게 싫고, 정답에 맞지 않게 워크북에 낙서하는 게 싫었다. 그래 놓고 집에 돌아오면 TV 켜고 아이 손에는 패드까지 쥐어주며 혼자서 놀라고 해왔다. 왜냐하면 나는 휴대폰으로 SNS를 해야 하니까.
아이와 활동을 함께 할 의지조차 없으면서
왜 SNS에서 보이는 엄마와 아이를 보며 부러워하고, 조급해하기만 했을까?
SNS를 끊자, 점점 내가 달라졌다. 눈 앞에 다른 아이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아이를 두고 비교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아이를 대하면 그렇게 뿌듯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 게 아니라, 우리가 기준이 되면 된다. 다른 아이 수준이 어떻든, 지금 우리 아이 수준에서 하나씩 차근차근 과정을 밟고 올라가도 충분하다. 포기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언어 자극을 주는 게 어디인가! 겨우 이거 가지고 아이 말이 늘겠어? 그런 마음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꽤 오래갈 것 같았던 힘든 시간을 이렇게 이겨내고 내 마음이 점점 단단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