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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친니 Apr 01. 2021

마음을 비우다

SNS 없이 지낸 한 달

 1월 말부터 휴대폰을 손에서 놓기 시작했다. 아이 앞에선 아이에게만 집중하려고 나의 입과 손이 분주해졌다.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 장난감으로 역할놀이, 워크북 풀기, 책 읽기, 산책하기 등 첫째 아이에게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도 매일 SNS에 글쓰기, 피드 확인하기 등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SNS를 멀리하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이 어렵지, 하다 보니 점점 마음이 편해지고 많은 고민과 걱정을 비워낼 수 있었다.


 말 늦은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SNS를 끊기부터 하라고 권유하고 싶은 이유는, 더 이상 아이를 다른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게 되는 점이다.



 아이는 영어책도 읽네?
이런 교구가 있구나?
6세는 어휘, 문장이  수준까지 나와야 하는구나.

 

 다른 아이와 우리 아이를 비교하며 보내던 과거에는 SNS를 보며 나도 해줘야지! 다짐하며 새로운 교구나 학습 어플, 워크북 등을 결제했다. 엄청난 충성 고객이었다. 하지만 90%는 같이 하지 않고 쌓여만 있다. 아이가 혼자서 하려고 뜯거나 색연필로 끄적이면 불같이 화를 냈다. 더러워지는 게 싫고, 정답에 맞지 않게 워크북에 낙서하는 게 싫었다. 그래 놓고 집에 돌아오면 TV 켜고 아이 손에는 패드까지 쥐어주며 혼자서 놀라고 해왔다. 왜냐하면 나는 휴대폰으로 SNS를 해야 하니까.


아이와 활동을 함께  의지조차 없으면서 
 SNS에서 보이는 엄마와 아이를 보며 부러워하고, 조급해하기만 했을까?



 SNS 끊자, 점점 내가 달라졌다.  앞에 다른 아이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아이를 두고 비교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아이를 대하면 그렇게 뿌듯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  아니라, 우리가 기준이 되면 된다. 다른 아이 수준이 어떻든, 지금 우리 아이 수준에서 하나씩 차근차근 과정을 밟고 올라가도 충분하다. 포기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언어 자극을 주는  어디인가! 겨우 이거 가지고 아이 말이 늘겠어? 그런 마음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오래갈  같았던 힘든 시간을 이렇게 이겨내고  마음이 점점 단단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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