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승민 May 19. 2022

혼자서도 잘 지내는 물리치료가 필요한 법

재작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갑자기 어깨에 시큰한 통증이 느껴졌다. 내 몸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외치는 순간이었고 그 즉시 심각함을 인지했다. 다음날 동네 병원에 가서 X-ray를 찍었는데 사진으로는 명확하게 병명을 알 수는 없었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증상으로 보면 회전근개 파열이네요"라고 말씀하셨다. "운동 그만하시고 약 드시고 나중에는 스트레칭하세요"


간단할 줄만 알았던 어깨가 1년간 나의 속을 썩였다.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몸에 좋다던 영양제도 챙겨 먹었지만 어째서인지 미묘한 통증은 계속되었다. 운동을 하기에도 애매하고 마냥 휴식을 하기에도 답답했다. 빨리 낫기만 바라던 조급함과 기대는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재활 운동을 계속했기에 1년이 지나서야 통증은 잠잠해졌고 조심스럽게 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강도 높은 운동, 무리하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데드라인을 넘었을 때 어깨에서 말을 해주기 때문에 적당하고 균형 있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약을 먹고 의사를 찾아가지만 고민과 내면의 상처가 깊을 때 도망치거나 모른 척 일관하기도 한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믿음이 결국 다시 오지 않았으면 하는 고통으로 언제나 내 앞을 가로막는다.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누군가에게는 가족, 친구와의 스트레스인 관계로

누군가에게는 사회 친구와의 갈등의 관계로 


몸이 아프면 자세를 배우고, 휴식, 몸에 필요한 영양소까지 건강에 신경 쓰는데 그동안 왜 내 마음, 가치관, 태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도 나의 마음과 기분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고민과 불행에서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더욱더 나를 성장시킨다. 기존의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옛날의 나로부터 벗어나는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 간다. 


고백하자면, 나는 지속적으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소통을 하지 못했다. 매일, 매주 술을 즐기시는 아버지와 오고 가는 대화도 할 수 없음을 느끼고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고 아버지의 모습이 익숙해지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래서 독립을 했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솔직하게 말을 할 수 있었기에 후회 없는 결정할 수 있었다.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을 때

나름 괜찮은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할 때

내 결정에 후회 없을 때 


마음 깊은 곳에 우아하고 찬란한 빛을 보이기 시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락 좀 자주 해줄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