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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현 Jul 29. 2021

쌓이고 쌓여서, 지금!

의미 없는 시간이란 없는 이유


지금 당장 펜과 종이를 들고 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해보세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그림을 그릴까?


나는 아마도 모두가 일직선 위에 점을 세 개 찍고 오른쪽부터 차례대로 과거, 현재, 미래라는 아름을 붙일 거라고 감히 예상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으로 보면 틀린 그림도 아니고 오히려 아주 친숙한 표현 방법이다.

그런데 이 일직선의 표현은 시간의 중첩성을 배제하고 있다.



내가 쓰는 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업 시간에 배운 개념'을 오늘도 꺼내 들려한다.

일직선의 그림이 틀렸다기보단, 난생처음 들어보는 신기하고 새로운 관점에서의 시간 개념이 시간의 중첩성이다.

일단, 중첩성은 거듭 겹치거나 포개어지는 성질을 뜻한다. 

그러니 시간의 중첩성이란 시간이 일직선 위를 그저 흘러가는 게 아니라 과거가 현재에 포개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미래에 포개어지는 성질을 말한다.


이 개념이 설명하는 것은 시간이 독자적으로 흘러가는 개별적 요인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그저 시험기간에 외워뒀다가 잊어버릴 내용일 수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수업을 듣는 순간 위로가 되어서 마음을 쿵하고 쳤다.

과거의 모든 순간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있다는 말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과거의 실수와 역경도 안 겪었으면 좋았으려 만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겪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의 모습이 아닐 수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심성 중 하나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걸 시간의 중첩성이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현재의 고난이 그저 버텨내면 끝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나의 시간 속에 쌓여서 나중의 나를 이룬다는 걸 이해한 다음에는 고난과 실수를 대하는 내 마음이 확실히 달라진 걸 느낀다.


지금도 끊임없이 지워지지 않을 시간들이 쌓여가고 있다.

복잡하고 빈틈없는 시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저장되어 지금과 내일을 만들고 있다.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간 개념은 생각할수록 심오하고 나를 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만든다. 

오늘의 결론은 없음이다! 더 사유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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