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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준혁 Apr 26. 2023

그냥 좋아서 옆에 두고 싶은

책, 사람

책이 필요한지 아닌지 꼭 용도를 따져 사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작가를 좋아하거나 사회적 운동이나 의식을 지지해서 책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래도 좋지만, 그냥 좋아서 옆에 두고 싶은 책. 사실은 이런 책이 더 많고 그래서 책을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성수기도 없는데 비수기라니 中-


어느 책방을 운영하는 작가님의 글 이다


필사까진 못 했지만, 바로 사진으로 남겨둔다.

책이 필요한지 아닌지 용도를 따져본적도 있고, 특정 작가의 책을 찾아보기도, 사회적 이슈 관련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한참을 왔다갔다 하다가도, 여러권의 '용도 있는' 책들을 빼들었다가도, 결국 삑- 계산대에서 찍히는 책은 대부분 '그냥 좋아서 옆에 두고 싶은 책' 들 이었다.


분명 '용도'를 위해 산 책들 역시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 돌아보니 지금 그 책들은 나에게 없다. 같은 '용도'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내주었던 것 같다.

반면 '그냥 좋아서 옆에 두고 싶은 책' 들은 언제 어디서 샀든 읽었든 읽지 않았든 여전히 나에게 있다.

용도 있는 책들 역시 나에게 중요하다. 분명한 용도가 있었기에 분명한 이득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시나 옆에 오래 남기는건, 그냥 좋아하는 책들이다.



'그냥 좋아서 옆에 두고 싶은 사람' 이 되고 싶다.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냥 좋아서 은근히 두고 싶은 사람.

기쁠 때나 슬플 때, 누군가의 뒷담화가 필요할때나, 칭찬이 필요할 때, 경사가 있을때나, 도움이 필요할 때.

그런 때 찾는 사람 보다는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옆에 있었으면 하는 사람.

내 침대맡에 오래된 책들 처럼 굳이 펼쳐 볼 필요도 없고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한 사람.

그런, '그냥 좋아서 옆에 두고 싶은 사람' 이 되고 싶다.


수 많은 관계들 속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긴 긴 생각의 답은 나지 않는다.

오늘도 그저 책장을 넘겨볼 뿐 이다.


그냥 당신에게 오래 남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 볼 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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