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야
여름 감기가 극성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송골히 맺혀 나는데 감기라니
참 힘들구나.
엄마는 감기가 잘 안걸리는데 꼭 여름에 감기가 걸린다.
네가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엄마한테 올라 감기가 지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속상하구나.
평소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려고 하는데
한 번씩 이렇게 몸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아 진다.
너도 알다싶이 엄마는 입이 참 짧다.
그런데 이번 감기에는 그렇게 복숭아가 먹고 싶더구나.
니가 집에 있었으면 너를 핑계삼아 복숭아를 사다 맛있게 먹었을 텐데
니가 집에 없으니 복숭아를 먹을 구실을 찾기가 싶지 않구나.
저녁을 먹고 복숭아를 사러 갔다.
나 자신을 위해 먹고 싶은 걸 사러 간다는게 참 낮설었다.
커피나 빵 뭐 이런 간단한 요기 거리는 잘 사는데
복숭아, 그게 뭐 그리 특별한 것이라고 참 기분이 새롭더라.
예쁜 복숭아를 4알 사왔다.
두 알 만 사려다가 혹시나 해서 네 알을 사다 놓았다.
그런데 아직 까지 먹지 않았다.
씻고 손질하기가 귀찮았다.
너나 오빠가 먹는다면 자다 일어나서라도 준비 해 줄텐데...
참 이상하다.
나 위해 과일 하나 먹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 이게 그렇게 귀찮구나.
니 생각이 났다.
기숙사에서 과일이 먹고 싶어 주말에 나가 블루베리를 사다
씻어 먹었다는 너.
니가 갑자기 기특했다. 너를 사랑하고 니 몸이 원하는 것들을 잘 챙겨주거라.
자신의 소리를 듣는 다는 것은
비단 마음의 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몸의 소리도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여름이 이제 막바지에 들어온 것 같다.
조금만 있으면 지나간다.
너의 입시 기간도 지나가겠지
하늘이 맑고 높은 가을이 오면 무엇인가 준비가 되어 있기를 기도한다.
하느님이 함께 하시는 아름다운 미나로 자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