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창문으로 내다본 풍경을 하나 소개한다. 일전에 소개한 작품이 내가 처음 접하는 덴마크 작가의 작품이었다면 오늘은 독일 작가인 아돌프 멘젤의 <마리안스트라스 가의 창에서 내다본 풍경 (View from a Window in the Marienstrasse)>
Adolph Menzel (1815-1905), View from a Window in the Marienstrasse (1867) Gouache over chalk on paper; 30 x 23 cm, Museum Oskar Reinhart am Stadtgarten, Winterthur
어제의 작품이 아주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드는 창이었다면, 오늘의 창은 이를데 없이 포근한 느낌이 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새들의 소리가 들리고 창으로는 싱그러운 초록의 내음이 바람에 실려 들어올 것만 같은...
내가 이런 풍경을 실제로 접하려면 아주 유서 깊은 저택을 호텔이나 베드앤 브렉퍼스트로 개조한 곳을 찾아야할테지.
사실주의의 대가로 꼽히는 아돌프 맨젤이지만, 이 소품은 인상주의적 영향도 보이는 듯하다. 대충 슥삭슥삭 표현한 나뭇잎이나 지붕 아래 모여있는 새들의 표현에서 그가 얼마나 탁월한 기량과 예리한 눈을 가진 작가임을 잘 보여준다. 모네처럼 그도 아침의 이슬 맞은 풀내음 가득한 신선한 공기와 산들바람을 다 포착하고 있다.
이 작품의 방점은 창가에 내려앉은 작은 새 한마리.
온몸에 귀여움을 바르고 호기심 가득한 채 창틀에 내려앉은 새 한마리는 아침 식사에 나온 식빵 조각이나 호두 조각을 갖다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