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성장은 오랜 기간에 거쳐 이루어지고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에 의해 완성된다. 반복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더 나은 방법을 고심하게 된다. 단순히 되감기가 아니라 의식하면서 반복해야 한다.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억누르며 의지적으로 해야 할 때도 있다. 임계점을 돌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각은 요동치고 마음은 흔들릴 것이다. 쳇바퀴 도는 듯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쳇바퀴 도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단지 뉘앙스가 부정적일 뿐이다.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뿐이지 쳇바퀴를 도는 과정에서 계속 단련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지쳐가지만 지구력과 폐활량은 늘어나고 근력이 생기는 중이다. 이 지루한 시간을 거치면 조금 더 수월해진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이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꾸준해야만 이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점이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매일의 의식적인 연습만이 무지와 낯섦의 영역을 뚫는 최선이다.
변화의 임계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느 순간, 돌파해 있는 자신을 체감할 수 있을 뿐이다. 능숙하게 하고 있는 자신과 습관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 증거이다. 진정한 성장은 오랜 시간은 필요하다. 누군가는 몇 달, 누군가는 그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실은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계속 성장 중이라는 것이다. 변화가 눈에 띄지 않을 뿐이지 성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성장은 긴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 초조한 마음에 이것저것 두리번거리며 모든 것을 다 해보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을뿐더러 효과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불안함이 행동으로 발현됐을 뿐이다. 이왕 시작했다면, 계속 해보는 게 더 낫다. 이때 ‘모소대나무’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소대나무는 폭풍성장의 대명사인 동시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묘목이다. 기다림의 미학(美學)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모소대나무는 중국 극동 지방에서 자라는 데, 이 대나무는 씨앗을 뿌린다고 해서 바로 자라지 않는다. 씨앗이 뿌려진 후 4~5년 동안 단 3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 4년 동안은 시간이 멈춘 것 마냥, 그리고 죽은 것 마냥 눈에 보이는 성장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 대나무는 약 5~6년이 되는 해부터 ‘매일’ 30 ~ 70cm씩 성장한다. 그렇게 6주 차가 되면 무려 21 ~ 27m의 높이를 자랑하는 빽빽하고 울창한 대나무 숲을 이룬다.
자라는 모습만 보면 6주만에 폭풍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전부가 아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폭풍 성장이 가능했던 핵심은 4~5년의 기간에 있다. 이 기간 동안 모소대나무는 땅 속에 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린다. 뿌리는 수백 ㎡까지 뻗어나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길고 긴 기간 동안 뿌리내린 덕분에 폭풍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농부들은 땅을 갈아엎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모소대나무의 특징을 알기에 기꺼이 기다린다.
우리의 성장도 모소대나무와 같다. 빠른 성장을 원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쳐야 진정으로 온전한 성장이 가능하다. 깊고 단단한 뿌리를 뻗어나가는 기간도 성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기간이 없으면 폭풍 성장은 불가능하다. 눈에 띄지 않는 기간에도 꾸준한 반복과 의식적인 연습을 하고 있다면 성장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변화는 일정 기간이 차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결국, 인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뿌리내리는 시기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을지라도 도약을 위한 내실다지는 시간임을 되뇌어야 한다. 인내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