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그렇다면 자신을 알아가는 데 있어 무엇을 살펴보면 좋을까? 사람은 말, 즉 언어라는 도구로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표현한다. 그렇기에 언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언어학을 말하는 게 아니다. 언어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수단인 '말'에 주목하면 된다. 사람은 말로 생각을 표현하고, 대화를 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말(言)은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말(言)은 생각이 표현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바른 말, 좋은 말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생각은 어떤 말들을 접해왔는지에 따라 형성된다. 그리고 감정 역시 어떤 말을 들었느냐에 따라 반응하고 촉발된다. 말에 담긴 생각이 나에게 닿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좋은 글귀에 밑줄을 치고 외우기도 한다. 이런 글귀는 새로운 통찰을 주거나 '공감'되는 표현일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와닿는다'고 말할 수 있는 문장일 것이다. 그렇다면, '공감', 또는 '와닿는다'는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측면에 대한 반가움이자 생각을 대변해주는 명확함과 시원함일 것이다. "말 한 마디가 천냥 빛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의 한 마디는 천냥 만큼의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보통은 '말을 잘하자', '상대를 위하는 말을 하자'는 교훈 형태로 마무리 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표현했을까 궁금해진다.
어떤 이유에서 말 한 마디가 천냥 빚만큼의 가치를 갖게 됐을까? 그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와닿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을 넘어 상대가 듣고 싶었던 말을 해줬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격려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를 뿐, 칭찬과 지지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어색함을 메우기 위한 칭찬 품앗이들의 향연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말은 사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또한 들어주는 것 역시 하나의 말이다. 자신의 얘기를 토해냄으로써 본인의 문제를 보게 될 뿐만 아니라 들어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생긴다. 거기에 더해, 듣고 싶었던 격려와 침묵의 응원은 활력까지 선물해준다. 움직이게 만드는 울림이자 동력을 선물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만든다"는 표현이 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만드는 것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 때문이 아니다. 칭찬할 때의 표정과 억양으로 칭찬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오죽할까.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듣고 싶었던 말들을 해준다면 말이다.
이처럼 와닿는 표현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 들었던 조언이나 격려의 말, 시각을 열어주는 질문, 통찰을 던져주는 글귀, 공감가는 문장 등 기억에 남는 표현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말을 듣고 살아감에도,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말이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향력 있던 표현은 무엇이었는지 기록해둘 필요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상당히 의도적이면서 적극적인 행동이다. 나아가 심장을 뛰게 만드는, 마음을 격동시키는 표현들을 수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