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기록] 객관화

기록

by 오 영택

# 객관화

노자는 "큰 일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기록이 그렇다.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방향을 잡는 도구이다. 우리는 목표를 세울 때 현재보다 훨씬 크고 장황한 결심을 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면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이 기록이다.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실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점검하며, 결심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틈틈히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 기록은 마치 지도와 같다.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만약 기록하지 않고 결심만 반복한다면, 방향 없이 표류하는 배와 같다. 예를 들어, 운동하기로 결심했다면 단순히 "운동 열심히 해야지" 라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일지를 작성하며 진행 현황을 점검해야 한다. '매일 30분씩 운동을 했는가?', '어떤 운동을 했는가?', '컨디션은 어떤가?' 등 이렇게 기록하면 목표를 더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고, 실패의 원인을 추적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런 기록들을 통해 현재 할 수 있는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점진적인 발전을 계획할 수도 있다.


기록하면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진다. 느낌에 의존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수치가 있을 때 훨씬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쉽게 결심하고 쉽게 포기한다. 그러나 기록은 결심을 현실로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다. 결심이 쉽게 흐트러진다면, 기록을 시작해보자.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목표를 현실화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 업무, 재정 관리 등 모든 목표 달성에 기록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자신의 패턴을 분석하고, 실패의 원인을 추적하며, 작은 성취들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록들이 쌓일수록 자신의 부분들을 파악하게 된다. 객관화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쌓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록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가치관에서 무엇을 지향하고 지양하는지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가치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은 종종 그와 다를 때가 많다. 기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공정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태도를 보이곤 한다. 이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관계와 감정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간관계란 본디 그러한 요소를 포함하기 마련이고, 우리 역시 타인에게서 비슷한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모든 기준을 세세하게 구분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곤한 과정이기에, 때때로 감정에 따라 판단을 내리는 것을 더 편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관된 가치관과 행동의 정합성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순간들을 발견한다면, 그 순간을 기록해둬야 한다. 단순히 가치관에 행동을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불일치 속에서 가치관과 행동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기 위함이다. 기록이 없다면 나와 타인 사이에서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흔히,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이런 과정의 기록은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 것이다.


물론, 기록이 만능은 아니다. 기록한다고 온전히 객관화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록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근거자료가 된다. 기록은 기억보다 정확하기 때문이다. 기억에 의존하는 것보다 기록을 통해 발견하는 자신의 적나라함이 더 신뢰할 만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당시의 감정과 자신의 모습은 기억보다 더 생생할 것이다.


이렇게 객관화시키는 작업은 '메타인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란 자신의 사고 과정과 행동을 한 단계 위에서 바라보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경험을 쌓는 것과는 다르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메타인지가 높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고, 실수를 분석하며, 다음 선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조정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종종 "나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야"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감정에 휩쓸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혹은 "나는 사람을 잘 파악해"라고 자부하면서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거나 기대했던 관계가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순간이 반복될 때, 우리는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과거에 어떤 판단을 했는지 돌아본다면, 단순히 운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 패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처럼 메타인지는 자신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내리는지, 어떤 패턴 속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능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기록이다.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기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것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생각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것들을 위주로 기록하면 된다. 기록은 객관화의 시작이자 근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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