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다시, 시선을 묻는다

by 박기종

이 연재는 사진에 대한 글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진을 말하면서도 사진 너머의 것을 말하고자 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우리는 단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했다.

사진은 기록이지만, 그 자체가 해석이며 응시다. 우리는 무엇을 찍고, 무엇을 남기며, 무엇을 지워내는가. 그 선택은 곧 내가 누구인가를 드러내는 사유의 흔적이다.

사진은 질문이다.
그 질문은 ‘무엇을 찍었는가?’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사진가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보는 존재들에게 던져진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 시선은 당신이 선택한 것인가, 아니면 길들여진 것인가? 당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카메라 없이도 매일 수많은 장면을 찍는다. 기억으로, 감정으로, 말로.
그 모든 순간이 하나의 ‘사진’이라면,
지금 우리는 어떤 이미지들로 자신의 세계를 채우고 있는가?

이 연재는 끝났지만, 질문은 아직 시작이다.
그리고 그 질문의 끝에 우리는 결국 다시 멈춰 선다.

아주 조용히,
다시,
바라보는 곳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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