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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완 Mar 21. 2021

출발선 리부트

[시, 시를 쓴답니다] ③

[시, 시를 쓴답니다] ③



출발선 리부트



좋든 싫든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

1초에 1번씩

생을 열렬히 시위하고 있다


2차원이 되지 못한 애상 같은 것은

선에게는 애초부터 없었다

4차원이 되지 못한 애상 같은 것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다


거꾸러지는 사람들은 자, 출발

할 때마다 거꾸러졌다 여기저기서

깊은 우물이 된 눈물을 밟고 미끄러졌다


그들이 발을 옮길 때마다

누군가 뒤축으로 선을 옮겨와

그것을 출발선이라고 부르라 했다


시간과 자연 속에 내던져진

고작 무수한 선들의 조합일지라도

생각할 수도 울 수도 있다면

어디로든 흘러갈 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 가진 것에 펜 한 자루라도 있다면

이제는 선을 새로 그을 참이다

죽어 가는 듯 느린 호흡이라도 붙잡고

한 뼘 남짓만큼 앞코로 선을 옮겨온다


그리고 그것을 출발선이라 부를 테다

풍경과 바람으로 단단히 매듭을 묶고

저 앞 거꾸러진 사람에게 동지,

하고 부르며 손을 내밀어 볼 것이다


우리 모두를 떠나가고 지나친 것들이여,

길 위에서 우연히 우리를 찾아달라

그때 그곳에서, 모든 어리석음에 대한

너무나도 기나긴 환담을 이어 가자


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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