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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완 Mar 24. 2021

퇴근길

[시, 시를 쓴답니다] ⑥

[시, 시를 쓴답니다] ⑥



퇴근길



전장을 빠져나오듯 도망치느라

미처 닦아내지 못한

귓가에 묻은 그을린 모멸감


새까만 그림자가 늘 부러웠다

더 이상 탈 것도 표정도 없는

그런 존재라면

차라리 나보다 더 잘 살 테지


아포칼립스

미생물

혹은 외계인으로의 환생


너무도 완벽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발신은 되지만

수신은 차단된

무인도의 SOS 신호 같은 소원을

오늘도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하늘로 꾸깃꾸깃 접어 보낸다


암전과 스포트라이트

분자로 흩어진 별들의 영원한 점멸


불가당한 비극의 주인공에게

하늘이 보내주는 답장인가

그을음을 따라가야 하는

이 끝 모를 길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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