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를 쓴답니다] ⑧
[시, 시를 쓴답니다] ⑧
노인이 차를 끌고 간다
집채만큼 부풀어 오른 차를
눈 쌓인 곁가지 같은 손으로
반쯤 내려앉은 신장으로
척추의 경사도를 측정해 보니
과연 가장 적합한 각도로다
차를 끌기에 가장 적합하다
가히 적합한 이 세상에 어디
적합하지 않은 것이 있더냐
모퉁이에서 나타난 차에 놀라
적합하게 사라진 옆문으로
와르르 구겨진 종이가 쏟아지자
노인은 몸을 숙여 그저 줍는다
요란한 경적과 욕설을 뚫고
과연 가장 적합한 각도로다
그의 나뒹구는 가치를 줍기에
가장 적합하게 구부러져 있다
뜻대로 흘러가는 이 세상에 어디
적합하지 않은 것이 있더냐
노인이 차에 끌려간다
그의 적합한 가치를 실은
집채만큼 부풀어 오른 차
적합하게 구부러진 척추에
와르르 구겨진 생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