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긴장을 많이 하면서 지내는 날들이 많다.
가슴이 빨리 뛰고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는 통증이 자주 찾아왔다.
명상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마음속 어디에 유독 집착을 하는지 잘 살펴보라고 조언해 주셨다.
아무리 생각할수록 그다지 긴장을 해야 하는 상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병원에서 일하던 시기에는 생명에 촉각을 다루는 시간이 많았지만,
지역사회로 향한 이후로는 이전보다 훨씬 덜했다.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아 무작정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도대체 나는 왜 긴장이 많을까?’
‘완벽함을 추구해서 그토록 긴장을 하며 살아가는 걸까?’
순간 튀어 오르는 감정을 숨기려고 애를 썼다.
‘아, 이거구나!’
나는 항상 약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감정에 젖어서 이성을 놓아버려서는 안 되었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동시에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변수까지 생각해야만 했었다.
강인해야만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낼 수 있었다.
응급의료센터라는 고유의 급박한 상황과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
나는 강인해야만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내가 강해야만 다른 사람을 돌보고 치료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활습관이 오랫동안 각인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유연성을 기르고 지혜를 익혀야 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미 다른 사람을 잘 돌볼 수 있는 기술을 터득했으니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를 위축되게 만들고 어려운 감정은 느껴서는 안 되는 긴장 대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는 온화함을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