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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을리 Sep 23. 2024

꽃이 필지도

왜 그럴 때 있잖아,

생각이 많고

근심걱정 투성이고

성실함과 책임감이 없는 내 모습이 작게만 느껴질 때


혼자 세상을 사는 거 같고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거 같고

잘 살고 있는 게 맞나 싶을 때


···


시간이 약이라는데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데

부딪혀야 하는 현실이라는데

성장하는 과정이라는데

어떤 하루의 무게는 내게 벅찰 때가 있어


···


이럴 때면 함께했던 바람이 내게 불어와,

봄내음이 나는 겨울바람이 말이야···



아픔이 우리를 더 성숙한 어른이 되게 하지만,

언젠가 너를 만나게 된다면 아이처럼 네게 달려가

너를 꼭 안고선 멍하니 네 눈을 바라보다가 웃음을 지을 거야


그럴 수 있다면

꽃이 필지도 모르겠어

비록 그 계절이 겨울일지라도 말이야




분명

꽃이 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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