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좌식기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개 Jun 27. 2022

서른이 되고 싶어~

말이 그렇다는 거죠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이 무섭다가도 이따금씩 빨리 서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온갖 미디어에서 서른 그거 별거 없다고 하지만 다들 이십대 내내 누워있다가 삼십대를 맞이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각자의 경험이 어떤 식으로든 한 뼘 더 농익었음을 느낀, 그런 순간은 모두에게 있었으리라 믿는다. 사실 그런 깨달음은 나이보단 매 순간을 주기로 하겠지만 ㅋㅋ(근데 브런치에서 ㅋㅋ써도 되나요 전 이제 추방당하나요) 아직 당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꿈꾸기 좋은 시기인 것이다. 내게 서른은 그렇다. 

정말 별거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인생에 있어 별 거랄 게 뭐가 있을까? 나의 기대는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입벌린 채 손꼽는 그런 마음은 아니다. 나는 양심이란 걸 갖고 있는 인간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새롭고 짜릿하고 이따금 개빡치는(!) 시간을 보내며 나는 조금씩 새로워지겠지.

202X년 1월 1일 자정에 갑자기 뿅! 하며 얻어질 능력이 아닌 그 시간들로 인해 가꿔질 뭔가를 다짐하는 것이다. 그럼 그건 서른 뿐 아니라 일년 뒤 한달 뒤 그리고 그 모든 내일을 기대한다는 얘기도 되겠지. 흠... 내일을 기대하는 삶을 산다는 건 참 행운인 것 같다. 이런 말을 하는 나. 대가리 꽃밭처럼 보이나요? 방금 메타시선으로 날 봤는데 창문없는 n평짜리 자취방에 몸을 지지고 잇는 아흔살 직장인이 보였다. 아무렴 어때. 사실 내 방에 창문은 달려있다. 바깥 풍경이 보이지 않을 뿐. 너무나 아쉽지만 그래도 계약 연장을 해야할 듯 싶다.

나는 그 누구의 내일도 망가지지 않는 사회를 바란다.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 2022.03 개인 블로그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양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