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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영 Aug 21. 2024

알바면접을 보았다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과연 성공할까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타이트한 엄마의 역할도 이제  느슨해질 무렵,  오랜시간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내게도 알바면접의 기회가


면접을 보러오라는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이력서를 쓰다보니. 경력의  대부분이  십여년 전 받은  각종 자격증과 경력들로 채워졌고.  최근 경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블로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서서평, 작년에 합격한 브런치 작가 이력까지  있는대로 모두 끌어모았다ㅎㅎ

 

드디어 면접 날 , 내 앞에 선 원장님은  이력서를 살펴보더니

"작가님이네요~  오히려 제가 배울게 많을 것 같아요"

라며 겸손하게 웃었다



곧 이어 의아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려는건 아닐텐데..왜 하시려는 거죠?"


나는 속으로  '기본급 만원이라도 제 스스로 버는 돈이 꼭 필요합니다 ' 라고  답한 뒤  겉으론 이렇게 대답했다


"나중에 제가 이쪽으로 사업을 차릴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선 지금으로선 제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   오래전 잃어버린 제 자리를 찾고 싶어요 "


내 간절함이 그녀의 마음에 잘 도달했는지 모르겠다.



"선생님은 경력이 좋아서 당장 뽑고는 싶지만..

 왠지 간절함이 보이지 않아요"

5년 전  내가 알바면접을 봤을 때 한 원장님은  이렇게 말했었다.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렇다.  그때는  언제라도 당장 일을 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이만큼 간절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력단절 기간이 십여년이 넘어서고.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을거란  불안감에  이제는 간절함까지 저절로  겸비한 것만 같다. (예전에 그 원장님이 언급했던 간절함이 돈에 대한 간절함인지 일에 대한 간절함인지 명확히 알 순 없지만,  여튼  간절함 외에도  지금의 나는  내 일의 부재로 인한 의욕상실까지 동반하고 있기에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허전함을 위해서라도 당장 일부터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다


면접이 끝나고, 친절한 원장님께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여름휴가 잘 다녀오시고  이번달 내로 문자드릴게요^^"


어차피 결과는 알 수 없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내일의 결과는  오직 신의 뜻에 따를 뿐이다..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트에 들러 식료품을 한가득 사면서  세일  중인  가게에 들러 여름 바지 한 벌도 구입했다~  누가 보면 오늘 취업 합격통보를 받은 줄 착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ㅎㅎ   그  순간,  며칠 전 읽은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월세가 삼백 프랑, 식비가 육백 프랑, 가끔 스타킹을 사주면 총 천 프랑이죠. 그래도 그 여자는 귀부인이라도 되는 양 일할 생각을 안해요.  내가 '왜 반나절도 일하지 않지? 그럼 조금이라도 내 부담을 덜어줄 수 있잖아. 


 이번 달에는 옷 한벌을 사줬어. 매일 이십 프랑을 주고 집세를 내줬다고.  그런데 너는 오후에 친구들과 커피나 마시지. 친구들에게 커피를 대접하는건 너지만. 그 돈을 내는 건 나라고!!!"  ㅡ이방인 책에서 ㅡ


나는 십년간 독박육아로 아이를 키웠고,  3년간 어떠한 보상도 없이 남편의 가게를 도왔지만.  그 누구에게도 고맙다는 소리  한번  듣지 못했다 .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남편의 일을 돕지 않냐며 시댁으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나를 파괴하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한 기억들도  이제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  이제는  내 적성에  맞는 일을  택하고 당당하게 내돈내산 커피를 마실 터이니.  그동안 외로웠던 내 인생을 위해서라 아르바이트는 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내게 귀한  선물이 될 것 같다. 합격을 기원하며..

 

<굿파트너> 중에서
내가 누구였는지
 꼭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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