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중2 사교육비 0원
니들이 집공부를 알아?
“우리 집 애는 학원에 안 다녀요.”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 저 집 애는 망했구나(공부 못하는구나)’ 이 느낌부터 받는 현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집 중2는(아직) 안 망했다. 공부를 제법 잘한다.
우리 첫째가 다니는 중학교는 비학군지 비평준화 신도시에서 개교한 지 얼마 안 되는 인원수가 적은 학교다.
그럼 공부 잘한다는 기준은??
정말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확실한 기준을 정했다.
내신(현행)은 올 A를 받을 것, 현재 중2 시점 고1모의고사(선행)는 1등급을 받을 것.
물론 우리 아이보다 잘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이 기준을 정하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잘한다의 의미를 크게 두지 않기 시작했다.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나같이 돈이 없는 부모가 초등 저학년에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 알려주고 싶어서 이다.
이제 중2 첫째 딸아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미취학 때는 병설유치원을 다니면서 피아노, 미술, 태권도 예체능 위주로 보냈었다. 그렇게 해도 남들 다니는 유치원비보다는 훨씬 덜 들었던 것 같다.
초2까지 놀이터 죽순이로 해가 져야지만 집에 오는 아이였고 5살부터 시도한 한글은 매번 실패하다 간신히 7살에 읽기와 간단한 단어 쓰기를 마치고 입학을 하였다.
모든 공부 특히 영포자였던 나는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너무나 키우고 싶었지만 한글도 모르는 애한테 뭘 하겠느냐는 생각이 컸던지라 영어를 하겠다 할 때까지 한글처럼 무작정 기다렸던 것 같다.
그 결과 초3까지 영어라고는 알파벳 밖에 모르는 아이가 되었고 초3에 시작되는 영어 공교육에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의 사업실패로 당장 영어학원에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찾아간 곳이 동네 도서관이었고 우리는 마트 가듯 아무 때나 도서관을 자주 놀러 갔다.
다행히 어릴 때부터 한글독서는 열심히 시켰던지라 초3 때 초고학년 수준을 읽었고 도서관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내가 보물처럼 발견한 잠수네 공부법
공부라고는 해본 적이 없어서 공부법이라는 게 필요한지도 몰랐던 나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귀 얇고 남의 말 잘 듣는 나 였기에 더 솔깃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날부터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서 교육서를 읽기 시작했고 나와 아이는 그때부터 모든 루틴을 바꾸기 시작했다.
도치맘이라는 네이버 카페를 가입했고 라방을 들으며 공부비법을 노트에 빼곡히 적어 아이에게 하나씩 적용시켜 보고 버릴 것과 우리 아이에게 맞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부 못하는(안한) 엄마의 초등용 공부법 책 추천도서
1. 잠수네 공부법(학년, 분야별 나눠있음)
2. 이은경 선생님 책(초등, 중등, 영어, 마인드,독서… 종류별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음)
3. 새벽달 엄마표영어
4. 누리보듬 엄마표영어
기본적으로 위 도서들을 읽어보고 방향을 잡아보는 게 도움이 되었다.
영어 이야기
목표가 생기니 교육서 읽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엄마표 영어를 야심 차게 시작했다.
노부영 퍼스트리더 JFR96과 ORT를 구입해서 매일 외울 때까지 반복했다.
매일 눈을 뜨면 아침밥을 먹으면서 영어자막 없이 알파블럭스와 페파피그같이 쉽고 짧은 영어영상을 보여줘 귀 트이는데 공을 들였다.
하교 후 노부영 3권 오알티 3권을 반복해서 낭독, 필사를 시켜 사이트워드를 외우게 했다.
6개월이 지나고 짧은 챕터북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고 신이 나서 더 바쁘게 도서관을 다니며 아이에게 맞는 원서를 찾아주려 노력했다.
그러나 고학년 한글소설을 읽는 아이에게 저학년 원서를 읽으라 하니 아이는 슬럼프에 빠졌고 그때 시작한 게 디즈니 스크린 영어회화였다.
도치맘에서 하던 프로젝트였고 아이가 좋아하던 주토피아로 무자막 2번 영어자막 2번 한글자막 1번 이렇게 영상을 보고 책으로 엄마와 아이가 같이 역할을 맡아 낭독을 했다.
솔직히 나는 같이 공부했지만 반정도밖에 이해가 안 됐는데 아이는 달랐다. 이래서 어려서 외국어 공부를 하라는 거구나 느꼈던 순간이었다.
영화 두 편을 이렇게 지나고 다시 챕터북을 도전하니 제 나이에 맞는 챕터북을 읽을 수준이 되었다. 이렇게 껑충 성장한 배경은 역시나 한글 독서였고 독서는 백만 번 강조해도 모자라다.
5학년이 되어 이제 한국식 영문법 공부를 접하게 해 주었다. 혼공 선생님의 유튜브 무료 동영상을 보여주며 맛만 보게 해 줬고 리딩튜터 독해집을 풀게 했다.
리딩튜터는 단계별로 나와있고 무엇보다 해설이 한국스타일로 되어있어 내가 채점하고 알려주기 편했다.
초고학년부터 원서+영상+영문법+독해집으로 루틴을 잡고 중1까지 이어왔고 중2부터는 본격적인 시험과 평가가 있어서 영상과 원서에 쏟을 시간이 없어진 상태라 조금 더 일찍 영어를 시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학원을 보내지 않고 이만큼의 성과를 보았으니 해볼만하지 않은가!
수학이야기
남들 다하는 구몬 눈높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유는 그냥 누가 우리 집에 오는 게 싫었고 귀찮아서 였다.
유아산수도 못하는 엄마는 없을 것이며 채점하는게 귀찮다고 학습지를 부르기에는 내가 매우 양심적이었다.
서점에서 단계별 유아 산수 문제집을 사서 5살부터 시작했고 생각날 때 한 장씩 푸는 정도였다.
7살이 되어서야 입학을 앞두고 초1문제집을 샀고 1학기 예습을 원칙으로 예습은 기본문제집으로 현행은 유형문제집 두 권을 푸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남들 시키는 심화, 사고력 문제집 사서 해봤는데 아이와 기분만 상할 뿐 남는 게 없어서 포기했다.
학교에서는 딱 기본만으로 테스트를 했기 때문에 단원평가나 쪽지시험에서 틀려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는 6학년 때 중1기본 문제집을 3권 돌리고 현행으로 유형 심화를 시작했고 중2 시험부터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본인도 학원 다니는 아이들보다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을 보고 자존감도 올라갔고 자기 효능감이 생긴 것 같았다.
현재는 시험 때문에 현행에 많이 집중하고 선행은 수(상) 유형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고입을 위해 깊이 있는 선행이 필요함을 느껴서 학원을 추천했으나 아직 본인 해보겠다는 의지가 커서 또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내 아이의 페이스에 맞춰야지 비교를 시작하면 끝도 없다.
전교1등이 다니는 학원에 내 아이가 간들 일등 하는게 아니다.
학교에서 공부 안하는 애는 학원가도 안한다.
학원에 전기세 낼 바에는 한우 사먹이는게 더 이롭다.
다른 엄마들도 다 알지만 자식이 잘 되길 바라기에 우린 늘 흔들린다.
저학년 엄마들 겁먹지 마세요.
엄마가 공부못했어도 아이는 잘 할 수 있어요.
중학교에서는 성실함이 중요해요.
지필보다 수행비중이 커요 독서 글쓰기 꾸준히 시키세요.
의외로 학원 안 다니는 아이들 많아요. 과외못시켜 준다고 우리 미안해하지 마요.
다른 엄마들 카더라통신 듣지 말고 도서관 가서 교육서를 읽으세요.
내 소신대로 행동하면 아이도 따라와 줍니다.
내 아이를 믿고 나를 믿고 기다리세요.
고등선배맘들 제 이야기에 웃지 마세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어요.
애가 내 맘대로 안 해줄 것도 알아요. 그때 닥쳐서 힘들어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