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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노 Oct 27. 2023

내 멋대로 엄마표 영어

내 아이가 가는 길이 정답이다.

아이를 키우며 남들보다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들이 많았다.

엄마표 교육 집공부를 시작하자 주변에서 노골적이고 불편한 시선이 시작됐다.

집에서 공부한다고 하니 어쩔라고 그러느냐는 걱정부터 너 잘났다 독불장군 언제 무너지나 두고 보자 두 가지 심보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모든 게 달라졌다.

강제적인 홈스쿨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아이를 책임지는 것은 결국 부모 몫이 되었고 남들은 집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눈엣가시였지만 우린 독서에 빠지기 딱 좋은 시간들이었다.

남들은 우왕좌왕할때 집공부하는 아이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2년이라는 시간은 우리가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 주었다.


습관과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집공부는 부모의 재력과 환경에 상관없이 할 수 있기에 우리는 시작할 수 있었다.

교육서를 읽으며 성공사례에서 공통점을 찾아 내 아이에게 맞는 실천 계획을 구체화시켰고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수시로 보완을 했다.

그러나 어린아이를 이끌며 다른 언어를 습득하게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자라주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겁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 뭐든 간절해지면 이루어진다.

넉넉하진 않아도 지금보다 살만하던 시절 남들이 보낸다는 학원은 구색 맞추어 보내기도 하였고 아이들 유치원에 보내고 아줌마들 티타임 시간으로 나의 하루를 허비하며 그게 행복인 줄 알고 살다가 남편의 사업을 접게 되고 모든 것을 다시 세팅해야만 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엄마표 교육도 집공부도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간절함이 나를 공부하게 했고 아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상황이나 형편을 탓하지 말고 나의 처해진 환경에서 최선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아이에게 바람직하다 생각했다.

영유아기 때는 한글책이든 영어원서든 엄마가 아이를 끌어안고 눈을 맞추고 어루만지며 동화책을 읽어 주는 행위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교육이다.

초콜릿을 한입씩 베어 물고 이불 속에 들어가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은 아이에게 달콤하게 기억될 것이다.

나도 한때는 레벨을 올리는데만 급급했고 3시간 흘려듣기를 못 채우면 불안하기도 했고 남들이 풀렸다던 문제집을 죄다 사보기도 했었지만 너무 큰 기대와 긴장감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의 성장 변화를 위해 그 시간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지 고민해 보고 시작하길 권한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작심삼일을 연속적으로 반복했고 쉬는 날은 마음껏 놀아보며 기나긴 시간을 채웠다.

완벽을 추구하지 않았더니 습관이 되었고 습관이 되니 공부가 밥먹듯이 편해졌다.

엄마표 영어를 할 때 부모가 꼭 해야 할 일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꼭 찾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는 쾌락이 되어야 평생 독서하는 어른이 된다고 한다.

라떼만 해도 도서관에 원서가 별로 없던 시절이었고 인기도서는 이미 대출 중이라 쉽게 구할 수 없어서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갖고 싶었던 명품가방 리미티트에디션을 구한 마음처럼 도파민이 분출되어 어떡해서든 목표한 원서는 기필코 구해주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을 내 집처럼 드나들고 당근이 없던 때라 중고나라에서 사기위험을 무릅쓰고 중고원서를 구입했다.

특히 음원 구하기는 너무 힘들어서 애를 먹었지만 구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길이 있었다.

나도 한때는 남들의 원서의 기준이라는 해리포터를 꼭 읽기겠노라 다짐하고 판타지를 극도를 싫어하는 애를 닦달하기도 했었다.

그것 또한 나의 무지에서 비롯됐노라 여기며 지금은 뽀얗게 쌓인 해리포터 원서를 보면 그저 웃음만 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것저것 들이밀며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는데 최선을 다 했다.


엄마표교육은 양날의 검이다.

장점만 보면 착각에 빠질 수 있고 단점만 보면 시도조차 못한다.

엄마도 힘들어질 때가 찾아오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

엄마도 엄마표 교육서를 읽으며 멘탈을 유지하자.

남다른 독서력으로 다져진 우리말 내공으로 영어를 습득하는데 가속이 붙는다.

우리말 토대가 허술하면 영어 또한 더 이상 확장하며 발전하지 못하고 회화 수준에 머무른다.

결론적으로 우리말의 지식배경과 영어가 만나야 우리나라에 입시에 필요한 영어 수준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기 전에 확실한 목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만의 목표는 이랬다.

내향적이며 골고루 잘하는 첫째는 공교육에 뒤처지지 않고 읽고 싶은 원서를 읽는 것

외향적이며 집중력이 부족한 둘째는 영화를 좋아해서 외화를 자막 없이 보고 외국친구들을 사귀는 것

아이 성향에 맞게 수준을 잡으니 남들과 비교할 필요 없고 우리만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남들처럼 아웃풋이 현란하게 나오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아이가 중등에 올라가면서 초등 때 가장 유익한 시간이 영어 원서 읽는 시간이었다고 말해 주었기에 성공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공부에 끝은 없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초콜릿처럼 달콤한 기억이 있는 한 엄마표 교육의 실패는 없다.

그저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면서 나와 함께했던 부분들이 많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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