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럴 때도 있는 거야.
인연을 맺다 보면, 좋은 인연을 맺을 때도 있고,
좋은 인연인 줄 알았지만, 상대방은 아닐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다.
이 인연이 내게 좋은 인연이 될지, 잠깐 스치다 지나갈 인연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최근에 술을 조금씩 먹어 보기로 했다.
술이라는 것이 참 이상한 것이.
내 몸 컨디션이 좋고, 즐거운 마음으로 마시면, 숙취도 잘 없다.
물론, 숙취가 올 정도로 많이 마시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이 전혀 받지 않는 몸임에도 숙취가 없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날은
몸 컨디션도 안 좋고, 마음도 별로 좋지 않을 때 마시면 그 숙취는 어마어마하다.
하루종일 누워서 잠만 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컨디션이 되면...
내 인생에서 숙취를 경험한 것이 딱 두 번 정도 있는데 1년 전에 오랜만에 술을 마셔 볼까? 하고 마셨던 날과 지난주 주말이었다.
둘 다 컨디션이 좋지 못한 날에 마셔서 그런지 그다음 날은 하루종일 고통받았다.
온몸에 통증을 느끼는데 꼼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랄까?
그렇게 하루종일 한 끼도 먹지 않은 채 잠만 자다가 일어났다.
막상 눈을 떠보니, 여전히 아팠지만 오전에 미팅이 있어서 씻고 미팅을 진행했다.
미팅 시작 당시만 해도 약을 먹어야 하나 했는데.
일에 집중하고, 긴장도가 높아지자 아픈 것도 덜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미팅이 끝나자 다시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는 건 여전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인생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한 짓은 영원히 필요 없는 거구나. 하고.
예전에는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일을 철저히 구분했다.
그런데, 요 최근에는 그것들을 구분하지 않았다.
평생을 살면서 필요하지 않은 짓을 한 번도 안 해보면, 모른 채로 쭉 사는 것은 어쩌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몸에 전혀 맞지 않는 술도 입에 조금 댔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알겠다.
하지 말기로 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을.
그 후회와 타격감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그럼에도, 살면서 티끌 하나 후회 없이 완벽한 순간들만 모아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런 경험 저런 경험들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 경험들이 모여 삶을 조금 더 지혜롭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어떻게 하겠는가?
다 내가 만든 선택의 결과인 것을.
술은 두 번 다시 먹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 나랑은 정말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