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246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 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일상이 지켜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가 매일 치열한 모든 공부와 일도 궁극은 평화로운 일상을 위한 것이지 싶다. 사람들은 그것을 '행복'이라는 말로 바꾸어 부르곤 한다.
우리 마을에 들어온 한 낯선 부부를 만났고 그들은 그 일상을 지탱해 주는 한 축인 사업장이기도 한 곳이 아이들의 천국이 되어있는 모습과 마주쳤다.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있는 그 사업장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 인상을 기록으로 남겼었고 11년 뒤 그분들의 일상을 다시 찾아갔다. 대한민국 북부의 헤이리리에서 미국 뉴저지의 프린스턴으로... 그 재회를 기록했다.
●미로의 세계를 노닐다, 프린스턴의 이 부부
https://blog.naver.com/motif_1/223631027923
그 부부에게도 이 만남은 좀 더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던 일상 중의 하루였던 모양이다. 아래는 이 부부가 꺼내놓은 기억의 반추이다.
https://www.instagram.com/p/DBjPtwIOEWV/?img_index=1
_______
프린스턴에서의 허그
20년 동안 세계에서 오는 4만 명이 넘는 손님들을 맞는 호스트였다가 은퇴 후 이제는 10년을 목표로 세계의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실험을 하고 계시는 특별한 분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뉴저지 프린스턴으로 내려오셨다. 헤이리에서 북스테이를 20년 동안 하신 헤이리의 모티프원 창립자이자 전 촌장님 부부 이안수 선생님과 강민지 선생님이 그 분들이다.
2013년에 헤이리의 노을 동산의 아래 크레타 건물에 세입자로 들어가서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행사를 진행했다. 아직 어렸던 아이들은 그 환경을 너무나 좋아했고, 우리도 그 당시 뉴욕과 서울의 바쁘고 틈 없는 생활에서 지친 맘으로 들어갔지만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서 힘을 얻었기 때문에 헤이리에 건물까지 지어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 당시 헤이리 촌장님이시던 이안수 선생님은 지금은 희미해지는 기억들을 잘 기록해 주셨다. 촌장님의 기록과 응원의 말씀으로 그 때 우리 참 에너지가 많았었지. 좋았었다. 라는 기억을 하게 된다.
한 편으로는 선생님의 기록이 좋아서 계속 선생님이 쓰시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하면서 꾸준히 글을 읽었다. 촘촘한 기록과 그리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언제나 영감을 준다.
자연을 헤치지 않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멋진 설계와 책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린 마음을 가지고 편견 없이 전 세계인을 맞고 있는 멋진 가족 호스트 분들 덕에 이 곳은 오픈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세계에서 많은 분들이 여전히 머물러 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특히나 두 분이 세계 순례를 떠나신 후 그 자리를 큰 따님 날이 씨가 @naa.ri 맡고 있는 요즘 모티프원은 새로 지어진 그 어느 핫플레이스보다 인기가 많아서 몇 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우리의 가구들이 조금이나마 일조를 했을 수도 있는 상상에 기분이 더 좋아진다.
2년 전에는 이안수 선생님과 강민지 선생님의 수필집도 나와서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더욱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 부부는 여러 가지 이유로 꽤 오랫동안 각자 다른 곳에서 생활 하시고 가족 분들도 따로 또 같이 각자의 꿈과 이상을 따라서 다른 곳에서 생활하셨다. 그러나 다른 곳에 있다고 소홀해진 건 아니다. 서로를 그리워 하고 소중함을 느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다가 조우한다. 두 분의 선생님과 세 분의 자제분들은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사는 가족의 형태를 꾸리고 살아 가고 계신다. 가족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마음 깊이 서포트 하면서도 그 누구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려 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면서 살아가고 응원해 준다.
10년을 계획하고 떠나온 여정에서 최근 미국에서 머물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두 분에게 우리가 10년 이상을 살아온 또 다른 뉴욕에서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한 편으로는 열심히 달려오느라 지친 요즘의 일상에서 존경하는 인생 선배 두 분과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했다.
생각했던 것처럼 우리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구하면서 살아온 어른들이라 아주 오랜만의 만남인데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고 소통이 너무나 잘 되었다. 깊어 가는 가을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는 이 시기에 몇 만 마일을 이동해 오신 인생의 선배 두 분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더할 수 없이 소중했고, 생각했던 대로 두 분과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지혜와 에너지를 얻었다.
6시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프린스턴 워킹 투어의 하루가 지나고 헤어지는 길. 우리는 서로 포옹을 하면서 곧 남미를 향해 다음 여정을 떠나는 두 분의 안녕을 빌었다. 열차가 떠나는 것까지 보고 싶은 우리들을 만류하며 여전히 20대의 개구진 친구 같은 모습으로, 떠나시는 두 분의 뒷 모습을 보니 흐뭇하면서도 아쉽다. 모쪼록 남은 일정 동안 건강과 안전이 함께하시길, 그리고 지치지 않은 에너지와 호기심,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 많은 좋은 인연을 만나 시기를 그리고 촘촘한 기록으로 또 다른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시길 빌어본다.
헤이리의 북스테이 모티프원 @motif.1
이안수/강민지 선생님의 여행 기록 @motif.1_travelog
_ by @inside_agnes @guvintage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