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주어진다면 마냥 좋을 줄
뭐 먹고 살까요?
인간에게 오랜만에 자유가 주어진다면,
나의 두 발을 꽁꽁 묶어두었던 쇠사슬을 풀고
나의 자유의지로 살아가게 된다면,
어떨까.
퇴사 전, 아주 오랜만에 나에게 주어질 자유로움에 대해 마냥 설레었지만 온종일 일만 하던 사람에게 주어진 첫 일주일이라는 자유 시간은 이상하게도 우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시간을 보냈다.
무기력했다. 분명 즐겁지가 않았다. 후유증까지 느꼈다. 하기 싫었던 일이 분명하지만 정들었던 사람들과의 헤어짐에 몇 날 며칠을 꿈을 꾸는 후유증까지 있었다.
자유가 주어지면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먼저는 아주 푹 쉬고 싶었다.
그런데 평생 회사의 노예로 살던 습관은 쉽게 버려지지 않았다. 24시간의 주체가 나 자신이 되어야 하는 것에 부담이 느껴졌다.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부지런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다.
프리랜서,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대단한 존경심이 뿜어져 나왔다.
스스로 자기 자신의 인생을 관리하는 것.
나는 그동안 회사의 월급을 받으며 내가 주체가 아닌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회사에서 정해준 시간 안에 처리하며 살아온 사람이기에 나 스스로 내 하루를 관리하는 것이 서툴렀고 어려웠던 것이다.
자유란 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선물이지, 나같이 혼자 있을 때 게을러지고 뭘 해야 할지 모르고, 거기다 온갖 생각에 젖어 충분히 쉼도 갖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의미의 시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꾸준하게, 아무도 보지 않는 나의 장소에서, 나 스스로의 하루를 의미 있게, 바쁘게 사는 것.
회사 다니는 것보다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모를 일이라는 것을, 퇴사 일주일 만에 깨달았다.
자유라는 넉넉한 이름은 오랜만에 참 고독을 느끼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