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이 버겁다. 가끔은 혼자라서
허전한 마음을 채우던 그 시절 모카빵이 그리운 날
1년에 2~3번씩 받는 정기검진날이다. 뭐 그리 대단한 검진도 아닌데, 아무렇지 않다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게 안된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위통에 음식 먹기가 불편하고, 오락가락 널을 뛰는 감정 기복에 소진된 기력을 겨우 부여잡고 병원을 향한다.
'뭐, 모양이 이상하다고 하면 조직검사 하면 되지. 뭐, 조직검사 결과가 그러면 시술받으면 되지' 자기 최면을 걸면서 눈을 감고 진료를 받는데, 막상 의사 소견으로 '조직검사'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마음이 저 저 저 밑 심해로 빠져든다. 혼자라는 사실에 기댈 곳 없는 마음을 두 다리로 꿋꿋하게 버티며 날짜를 잡고 병원을 나온다.
집으로 오는 길, 마트에 들러 맥주를 사서 나오는데 길 건너편에 있는 동네 빵집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빵을 고를까 고민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모카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니 '모카빵'만이 눈에 들어온다.
학창 시절, 주말이면 친구들이 모두 본가로 가고 덩그러니 자취방에 혼자 남겨질 때가 종종 있었다. 주말마다 왕복 10시간을 이동해서 집으로 가는 것이 무리가 되기도 했지만, 그때부터 혼자서도 지나치게 잘 지냈던 것도 있다.
금, 토, 일 3일간의 주말 루틴! 만화방에서 시리즈를 한가득 안고, 만화방 바로 옆 빵집에서 무지하게 큰 모카빵을 사서 세상 흐뭇하게 흔들며 자취방으로 돌아와 자리 잡으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는 나만의 동굴이 되었다. 뒹굴뒹굴. 그럼에도 학교가, 동네가, 도시가 텅 빈 것 같은 적막함을 매번 겪어내기에는 스무살 쯤의 나도 많이 어리지 않았을까!
언 20년 만에 금요일 퇴근길에 주말을 위해 집어든 그 시절의 반 정도 크기 밖에 되지 않는 모카빵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애정하는 가수의 역주행 영상을 틀어놓고, 좋아하는 맥주 한 캔에 빨대를 딱! 모카빵을 딱! 소파 모서리에 편하게 파묻혀 담요를 덮고 전등 대신 전기난로를 켜서 포근한 분위기까지 딱! 완성.
완벽하다. 무슨 맛인지 모를 모카빵 맛만 빼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버티자 하루사리야.
[많은 위로 중에 내 것은 없네. 굳세게 버텨라 마음아.]
-청춘이 버겁다 中(이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