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덕의 첫 번째 필수조건
주문한 응원봉이 도착했다. 무궁무진 팬카페에 가입해서 씨앗리모도 되었다.
첫 콘서트 다음 날, 샤워를 하는데 무언가 뚝뚝 떨어진다. 선홍색의 맑은 액체가 턱끝을 타고 주룩주룩 떨어진다. 멈칫! 실화? 기억에도 어렴풋한 코피라는 것이 내 코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어이없게 생소한 코피를 시작으로 며칠 째 편도까지 부어있다. 하루 종일 말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기에 부은 편도를 부여잡고 버티는 중이다.
겁 많은 성격상 내 생에 절대 부산지역을 운전할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망설임 없이 무작전 콘서트장까지 직진직진 운전을 하고, 백만 년 만에 완전히 몰입하며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신적 에너지를 쏟고, 돌아오는 길 야간 운전에 2배의 긴장이 더해지면서 몸에 무리가 온 것이리라. 일요일 콘서트가 더 보고 싶었으나 나름 K직장인의 본능으로 월요일 출근을 위해 토요일 공연을 선택한 거였는데, 할 말이 없다.
아! 뭐 이런! 비루한 체력!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특히 심리적으로 괜찮은 덕질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콘서트장 한 번 다녀왔을 뿐이건만 내년 전국 올콘이라는 목표가 어이없게 난항에 부딪혔다. 마음만 앞선다고 이거 가능하긴 한 일인 건가!
아! 덕질도 젊을 때 해야 하는 거구나!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라는 노래 가사가 진리다. 내 삶 중 가장 젊은 지금, 하고 싶은 것 중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작해야겠다. 망설이는 순간조차 늙어가는 중이니. 의지조차 과욕이 되어 불가능의 영역으로 돌아설 수 있으니. 내년 콘서트까지 체력을 키워 꼭 올콘에 도전해보리라.
덕질 덕분에 운동할 확고한 이유가 생긴 의욕쟁이 하루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