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노답부터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의문이 들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떠오른다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출발할 땐 60분 예상이었는데 주말 정체가 더해져 80분을 달려 도착한 콘서트장! 문제없다. 6시 공연을 위해 3시에 출발한 설렘 덕에 여유 있게 근처 카페에 앉아 기본 두근두근 세팅에 카페인& 당으로 더블로 설레는 중이니.
설렘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린다. 일찍 도착해 응원봉과 이런저런 굿즈들을 장착하고 카페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이런!' 없다. 분명히 검색한 정보에는 콘서트장에서 바로 응원봉과 기타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가벼운 손으로 왔는데 없다. '역시 미리 구매를 했어야 했구나!' 후회한 들 지금 내 손에 쥐어져있어야 하는 응원봉이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사실로 실망하는 잠깐의 순간도 용납하고 싶지 않은 설렘에 애플파이&라떼로 기분을 끌어올리고 다시 설렘에 집중해 본다.
공연 30분 전, 슬슬 일어서야 할 타이밍이라 테이블을 정리하려는데, 비슷한 찰나에 몇 테이블 손님들이 같이 일어선다. '아! 이보다 좋을 수는 없구나! 함께 가 봅시다.' 혼자만의 동질감에 괜스레 일행인 듯 일행 아닌 애매한 거리를 두고 걸음을 옮긴다.
콘서트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표정은 참 다양한 듯 하지만 심플하다. 일행이 있는 팀은 설레는 1인의 표정과 좋은 듯 무던한 듯 또는 어쩔 수 없는 듯한 동행자의 표정. 나처럼 혼자서 홀을 들어서는 세상을 다 얻은 듯하지만 샤이한 표정. 그리고 열사 동지 같은 리모분들의 상기된 표정. 역시 호오를 함께 한다는 것은 기적인 것 같다.
나는 샤이팬으로 주야장천 홀로 콘서트를 다녀야겠구나! 하며 아는 이 하나 없는 콘서트장 안으로 당당히 입장한다. 혼자서 처음 와보는 콘서트장이지만 새로운 도전 같기도 새로운 출발 같기도 한 혼자만의 세상 같은 어둠 속으로 들어서는데 뭐가 이렇게 떨리고 심장이 뛰는 건지 모를 일이다. 시작이다. 나도 몰랐던 숨겨졌던 청춘이.
다음 주 콘서트에서는 기필코 응원봉을 쥐게 될 하루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