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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즐기는자와 관찰하는자의 차이[어쩔수가없다]를보고

by 길고영

'TV는 내 친구'이던 시절에는 백색소음용으로 틀어놓기만 하는 영화가 몇 편 있었다. [마션], [인터스텔라], [나잇 & 데이], [엣지오브 투모로우], [친절한 금자씨] 등등등. 영화채널에서 자주 방영되는 것, 그리고 그중에서 아는 맛이지만 다시 맛보고 싶은 영화들.


연초부터 계획한 일을 마무리지었다. 연초에 [The AX] 소설책을 읽었고. 소설 원작의 영화를 보는일. 소설책 읽기 후 영화를 보면 '아는 맛'의 궤를 같이 할 것이라 기대를 했다. 하지만 영화관람 내내 '어디 한번 볼까'의 자세인 나를 발견했다.


소설 속 사건의 전개를 영화적으로 어떻게 변화시켰을지 너무도 기대하였다.

염혜란 배우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만나는걸 너무도 기대하였다.

그렇게 나는 철저히 관찰자 모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관찰하는 방식으로는 이야기를 즐기기 어려운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이번 영화관람 후 감상문의 뼈대를 [나에게 어쩔 수가 없는 건?]으로 잡지 않고자, 영화의 해설 격인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어쩔수가없다' 해설 영상]까지 찾아보았다. 관찰자 모드로 영화를 본 까닭에 그의 설명을 꽤나 고개 끄덕이며 들었다.


그리고 그의 해설에서 한 문장을 건진다. "만수는 일련의 사건을 겪고도 과거의 그에서 발전하지 않은 듯 보인다"고. 그의 경쟁자를 죽여 [그의 과거이자 현재의 모습]을 죽여도 제자리라는 것.


반추의 형태인 지금의 글쓰기가

결국에는 제자리걸음일 것인지

[어쩔 수 없는 나]를 조금은 다르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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