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오랜 동안 듣고 알았다. 스님의 말의 맛은 쓰다는 걸.
슈카월드의 말맛을 생각해 본다. 그의 유튜브 채널의 정체성은 '경제'가 아닌 '경제 개그'라고. 그래서 그가 말하는 걸 들으면 재미있다. 미나리/가죽나물/깻잎과 같은 재미있는 맛이다.
김복준 형사님의 유튜브를 들으며 착각을 했던 적이 있다. 형사님의 말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를 지켜줄 것이란 것. 하지만 보이스피싱범과 통화를 한 시간 동안이나 하며, 추풍낙엽같이 떨던 내가 떠오른다. 그의 말의 맛은 신맛이 아닐까 한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찾다가 찾은 '한방언니'. '결혼 중매 업체'의 대표인 그는 말을 참 예쁘게 했지만, 유부녀인 나에겐 유익하지 않았고, 그의 말은 예쁨에서 끝났다. 너무도 단맛. 달아서 자주 찾지 않는 맛이지 않을까 한다.
지인의 말의 맛은 너무도 따뜻하다.
직장동료의 말은 "나를 신경 써 주세요"이다. 그럼 마라맛이 아닐까 한다.
나의 말은 "나를 내버려 두세요"이다. 그럼 꽤나 먹기 어려운 석류의 맛 정도 될 것 같다.
일기를 쓰며 내가 되고 싶은 말의 맛을 정의해 본다. 나를 포함한 3명의 꼬리물기를 끊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조금 덜 세게 물 수 있을까.
흩어진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글과 기지로 기워지는 말을 저울에 올려놓는다. 내 안에 단어와 문장을 쌓아본다.
법륜스님에 대한 일기
보이스피싱범과의 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