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사람과 오래 행복해지는 연습
기대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이유는 나와 가족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다.
살면서 가장 많이 기대를 건 대상은 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그려놓은 미래, 그 미래대로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실망.
그 실망은 조용히 마음속 화가 되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에게 향했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그리고 결국 나 자신에게까지. 돌아보면, 그 실망은 상대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혼자 만든 기대의 무게 때문이었다.
나는 늘 미래를 먼저 그리고, 그 미래대로 되지 않으면 혼자 실망하고 혼자 마음을 다쳤다. 그래서 결심했다. 기대를 내려놓기로.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오래 지키고 싶어서.
하지만 기대를 내려놓는다고 마음이 단번에 편해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 미래의 모습을 남에게 기대하기보다 이제는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갑자기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다.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몰라 솔직히 말하면 막막했다. 내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고 내가 나를 이끌어야 하는 순간들이 눈앞에 현실처럼 다가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막막함 속에서 남편의 마음을 처음으로 깊게 이해하게 됐다. 시작도 전에 이렇게 힘든데, 이 사람은 얼마나 버거웠을까. 하루 종일 회사에서 버티고, 집에 돌아와 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표정을 마주해야 했던 시간들. 그 삶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서로를 향한 기대가 사랑보다 더 큰 짐이 되어 있었음을 그제야 알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도 기대를 내려놓기로 했다. 포기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싶어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줄 것이다. 그 이후의 삶은 그 아이들의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서 해준 사랑에 미래의 조건을 붙이고 싶지 않다.
기대는 사랑을 키워주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사랑을 흔드는 그림자가 된다. 나는 그 그림자 속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다.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기대를 내려놓으면 남는 것은 오히려 ‘지금’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람과 있는 그대로의 하루.
나는 그 하루를 조금 더 사랑하기 위해 기대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 어렵고, 가끔 무섭지만 확신이 있다. 이 연습은 분명 나와 가족을 더 오래 사랑하게 해 줄 것이다.